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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가이드라인 필요하다

'효능 논란'이 시장 확대 발목···식약처 3월 특별단속 결과 주목

‘안티에이징’ 욕구 증가에 따라 원천기술을 가진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태생적 한계인 효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을 고려한 듯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아직 결과 발표 전이지만 단순한 과장광고 문구 사용 등에 대한 규제를 넘어 정부 차원의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가이드라인이 생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의 1%도 되지 않는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시장에 너나없이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트렌드인 ‘안티에이징’에 가장 적합한 화장품 소재가 ‘줄기세포’라는 것에는 업계에서도 이견이 별로 없다.

문제는 줄기세포 배양액이 일부 함유된 화장품이 줄기세포 본연의 능력인 세포재생 능력과 무관함에도 다수의 소비자들이 이를 오인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나도선 울산대학교 교수는 “미량 첨가된 줄기세포 배양액의 원가를 감안할 때 수십 만원씩하는 화장품 가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줄기세포 화장품에는 줄기세포 배양액, 즉 줄기세포를 배양한 후 줄기세포를 모두 제거한 배양액이 아주 소량 들어있을 뿐이고 줄기세포를 넣었더라도 이 세포들은 화장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 사멸하게 돼 화장품에는 줄기세포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또 “일부 화장품은 피부재생 효과를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주장하는 데, 이는 실험결과를 상당히 왜곡해 해석한 것”이라며 “이런 실험은 배양한 피부세포를 이용해 수행한 것으로 실제로 피부에 발랐을 때의 효과를 증명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국내 대표적인 줄기세포연구기업인 
메디포스트가 지난 2월 선보인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셀로니아.  

LG경제연구원 고은지 연구위원도 줄기세포 성형, 줄기세포 화장품 등 줄기세포를 내세우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명확한 이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위원은 “줄기세포 화장품은 새로운 안티에이징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제품들은 줄기세포 자체를 소재로 이용했다기보다는 줄기세포 배양 과정에서 세포 외로 배출되는 특정 성분 등 배양액을 활용한 제품”이라며 과장 광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지적들은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줄기세포를 내세우며 광고를 하지만 줄기세포 본연의 효능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불만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화장품 특허 중 줄기세포 관련 특허는 총 37건 출원돼 10건이 등록됐다. 이 특허들은 대부분 줄기세포 화장료 조성물 자체에 관한 것 또는 제조방법에 대한 것들로 ‘줄기세포 배양하는 법’, ‘줄기세포 배양액에 대한 것’이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피부가 젊어지는 효과’에 대한 특허는 아니다.

현재 화장품법에서 '세포재생'이라는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이같은 효능에 대한 각계의 지적과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어나면서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을 기세로까지 번져가는 상황이다.

시장 확대와 동시에 더욱 확대되는 효능 논란을 잠재우지 않고선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시장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를 구획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인 식약처는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태생적 한계를 넘어 새로운 특화 화장품으로 살아남으려면 하루빨리 시장의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식약처가 나서야 이 문제가 매듭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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