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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LOGISTICS (20)] N차신상, 중고거래 증가 ‘P2P 물류 활성화’

MZ세대 문화 중고거래 시장 ‘활발’, 과제는 ‘물류효율화’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상근]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물류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영향일 주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물류는 세상을 움직임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최첨단 기술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지만 물류이 영향력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한 평생 물류 밖에 해본 것이 없는 물류분야에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를 통해 물류의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한다. 이상근 대표는 현재 전문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분야는3PL은 ‘전기, 전자, 설치’, 'CVS’. ‘Food Service(Cold Chain)의 전문물류와 공동물류(플랫폼물류)는 ‘온라인커머스 풀필먼트’, ‘화장품’, ‘전기전자’의 전문물류 등이다. <편집자>

 

코로나19 여파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고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중고거래는 집에서 장소만 차지하던 물건들을 팔아 여윳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판매자 입장과 새것 대신 값싼 중고품을 구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구매자 입장 모두 만족하는 거래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존의 주거와 생활 공간에 머물던 집이 공부와 일하는 장소도 겸하면서 집안의 재정리가 필요해졌다. 새로 필요한 것들도 많이 생겨났고 집안에 쌓여 있던 물건들도 정리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는 없지만 버리긴 아까운 물건들이 보이면서 이들 물건들이 중고시장에 모였다.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개인 간 거래가 주를 이루고 무자료거래라는 특성상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중고 거래 시장규모를 2008년 4조 원에서 2020년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황에 딱 맞는 거래 형태인 중고거래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새 상품 대신 중고를 선택하면서 시장이 더 커졌다.

 

# 불황과 MZ세대의 의식변화, 사회 기술 발전 중고거래가 활성화

 

첫째, 중고품에 대한 저항감이 없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일본 PGF생명보험의 조사에 따르면 ‘임대제품, 중고품 이용에 대한 저항감이 없다(67.1%), ‘불 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보다 양도하거나 팔고 싶다’ (79.1%) 등의 답변 비율도 높았다. 또한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행복으로 느낀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2.8%나 됐다. 일본은 소유와 유지에 따른 비용과 시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유 서비스를 선호 하는 소비패턴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그림1 코로나와 장기적인 불황으로 활성화된 중고거래 시장

 

 

중고품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 중고거래 활성화의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의 MZ세대를 중심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는 쏘카 우버, 에어비엔비, 위워크 등을 통해 물건과 공간을 타인과 함께 쓰는 공유경제의 붐을 경험해온 젊은층은 남이 사용하던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둘째, 중고거래의 장점은 적은 비용으로 유행을 경험 해보고 다른 트렌드로 빨리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세대는 상품의 가치를 소유보다 경험에 두면서 한번 사용해 보고 SNS에 인증 후 되팔고 다른 경험이나 '인증템'으로 옮겨가고 있다. 남이 쓰던 물건을 사는 것이나 하나의 물건을 진득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소비 방식이 기성세대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MZ세대에게는 사고팔기를 반복해 싫증을 해결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중고품을 손에 쥐면 신상품 이상으로 ‘N차신상’으로 가치를 부여한다.

 

셋째, MZ세대는 과도한 절약도 충동적 탕진도 아닌 ‘합리적 사치’를 한다.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와 ‘짠테크’ (짠돌이+재테크)의 합성어인 ‘욜테크(YOL-tec)’가 새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욜테크족은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를 중시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하고 여러 방법을 통해 비용을 절약하려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합리적 사치를 즐기는 욜테크족은 명품도 새 제품을 구입하기보단 중고품을 사거나 빌리는 일을 즐긴다.

 

그림2 MZ세대의 의식변화와 사회 기술 발전으로 활성화된 중고거래 시장

 

 

넷째, MZ세대는 소유에 미련이 없고 사용에 의미를 갖는다. 이 세대는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은 사지 않는다는 '미니멀 라이프'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 공유경제에 익숙한 이들은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현재 내가 사용하지 않는 책, 가구, 가전제품은 필요가 없어지면 미련없이 중고시장에 내 놓는다.

 

다섯째, MZ 세대의 관심사 중 하나는 환경이다.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와 바이러스를 경험하며 어떻게 하면 버릴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필(必)환경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 제품을 사지 않고 누군가 사용하던 물건을 재사용하는 ‘N차신상’이 주목 받고 있다.

 

여섯째, 브랜드의 한정판 마케팅이 개인간 상품거 래인 리셀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비절벽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정판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분야와 상관없이 인플루언서(influencer)와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 유행이다. 고가의 명품이나 운동화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화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기획력이 브랜드의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나 개성이 강한 MZ세대에게 한정판은 인증하고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나만의 것에 열광하는 MZ세대의 성향과 어떻게든 이슈를 만들어내고 싶은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만나 한정판의 리셀 시장판을 키우고 있다. 일곱째, IT기술의 발전은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편리하게 만들어 중고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 거래 물건 등록, 검색, 구매(판매), 결제 등 ‘원스톱 서비스(거래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불필요한 물건을 쉽게 SNS나 인터넷에 올려 놓을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을 쉽게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다. 거래의 위험도 중계앱 등을 통해 안전거래 결제가 가능해졌고 물건 전달과 수령도 택배나 무인 보관함을 통해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 점도 중고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 중고품 거래,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시장서 더 활성화

 

코로나19로 경제위기와 함께 비대면 트랜드가 주류가 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한 중고매매 사이트 ‘중고나라’는 카페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500만 명, 연간 거래액만 약 2조 5,000억 원(‘18년 기준). 카페 가입자 수는 1,700만 명에 이르고 하루 평균 23만 건의 새로운 상품이 올라오며 하루 평균 15만건 이상의 물품을 거래된다.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까지 더하면 연간 거래액이 3조 원에 육박한다.

 

그림3 온라인에서 더 활기를 띠는 중고거래 시장

 

 

중고나라가 출시한 ‘주마’는 헌옷, 헌책, 고철류, 폐가전 등 재활용품을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방문 매입해 수거한 뒤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2019년 4월에는 ‘평화시장’이라는 개인장터를 중고나라 앱에 숍인숍 형태로 열었다. 회원 간 거래가 아니라 중고나라에서 인증한 개인 셀러들이 중고나라에서 공급받은 중고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이 기존 서비스와 다른 점이다.

 

경기도 판교에서 ‘판교장터’로 문을 열어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당근마켓(당신 근처에서 만나는 마켓)’은 GPS 인증을 통해 중고거래를 이용자 거주지 반경 6km 이내로 제한하는 ‘동네 거래 플랫폼’이다. 인근 주민들끼리 직접 만나 물건을 사고 팔게 하자 중고거래의 단점으로 꼽혔던 사기 위험성이 낮아졌다. 택배로 보내기 애매한 물건들을 처분하기도 손쉬워졌다. 안전 거래를 위해서는 휴대폰 번호 인증과 상호 간 ‘매너 온도’를 도입했다. 수익은 광고에서 얻고 거래 중개 수수 료는 ‘0원’으로 책정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 입어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하지 않던 이용자들도 당근마켓으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

 

중고거래 트렌드도 아이를 키우는 3040 여성 사용자 비중이 높았다면 이제는 전연령층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남성 사용자 비중이 45%까지 늘었고 거래 품목도 여성 의류와 육아용품 중심에서 최근에는 가구, TV, 냉장고 등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영역을 중고거래에만 국한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다. 인테리어, 카페, 헤어샵, 용달, 이사 등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 근처’가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를 넘보고 있다. 현재 영국, 캐나다, 미국에서 당근마켓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을 선보이고 있다.

 

# 판매자, 구매자 개인이 중고물품 주고받는 과정 P2P 물류

 

온라인에서 중고물품을 거래할 때 기존에는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를 하는 직거래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중고거래플랫폼을 통한 간접거래 방식이 일반화됐다. 중고거래 상품의 인수 · 인계 방법은 크게 4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판매자와 구매자의 대면 거래는 당사자간 시간과 장소를 맞춰야 하는 큰 불편함이 있고 대형 가전 가구 등을 제외한 소형의 중고물품만 이용할 수 있다.

 

그림4 4가지 중고 거래 상품의 인수인계 방법

 

 

둘째, 온라인에서 중고거래의 상품 인도의 경우 택배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신이 팔고싶은 상품을 직접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고 매매가 결정되면 상품을 포장해 택배로 보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편의점 택배의 증가에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아이베이비 등 중고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무인택배보관함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는 서울 소재 20개 주유소에서 ‘큐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무인 택배 보관 서비스를 이용해 중고물품 거래 시 상대방과 직접 만나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다.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는 중고물품 거래 서비스를 담당한다.

 

넷째, 중고거래플랫폼에서 직접 픽업하고 배달하는 방법이 있다. 중고물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직접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매입해 구매자에게 다시 판매하는 모델이다. 중고나라 주마서비스의 방문매입은 서울과 서울 근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 플랫폼 ‘직접 매입해 되파는 방식’ 전환 물류 효율화 숙제

 

중고매매플랫폼은 ‘수수료를 받고 중고물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오픈마켓)’에서 점차 ‘중고물품을 직접 사들인 뒤 되파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중고나라의 직매입 서비스인 ‘주마서비스’외에 땡큐마켓도 직접 중고제품을 직매입해 상품화해 판매한다. 판매자의 집 또는 회사로 방문 수거하고 물류센터로 가져와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림5 플랫폼이 직접 매입해 되파는 방식으로의 전환에 핵심 요건인 물류 효율화

 

 

중고 직매입 서비스는 ‘안정적 판매’와 ‘효율적 물류’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가지고 있다. 직매입의 물류 문제는 취급 물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고객 밀집도 역시 높아질 것이므로 안정적 판매확대가 선결돼야 한다. 이는 구매(예정)자와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DB가 뒤따라야 한다. 때문에 이를 위한 DB 구축과 방문 수거를 위한 동선 파악 등이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중고품의 직매입 특성상 택배 배송처럼 일정하게 좁은 지역에서 많은 물품을 회수,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한 번에 최대한 많은 고객을 방문해 물품을 매입해야 효율이 오르지만 중고물품 거래 특성상 언제, 어디서, 몇 건의 주문이 일어날지 예측이 힘들다. 물류 효율화를 위해서는 이 과정에 필요한 정보시스템, 물류거점, 시설, 장비와 전반적인 물류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단순한 집하, 배달 시스템을 넘어 판매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재고 보관, AS, 상품화, 세트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물류, 가공센터도 필요하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물류학과가 없을 때, 유통산업을 전공해 석사를, 박사는 경영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했다.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정부 표창도 십여 개 받았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한국SCM학회 등 물류 관련 학회 6곳의 산업계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토부의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외 3개 위원회 위원과 산업부, 과기부 등의 물류 자문을 하고 있다. KBS 경제세미나,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국책연구기관, 최고경영자과정, 대학 특강 등 강연을 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무역경제신문 등에는 정기 기고를, 전문지에는 수시 기고를 하고 있다. 단행본 책으로 '뉴노멀 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한국택배 20년사'(공저) 등이 있다. e-mail : ceo@sylog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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