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최근 북미 시장에서 열살도 되지 않은 어린 소비자들을 일컫는 '세포라 키즈(Sephora Kids)'가 새로운 구매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Z세대에 이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의 등장으로 이들은 SNS에 넘쳐나는 스킨플루언서의 루틴을 따라하며 하이엔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 스킨케어 관심 높은 10~12세 미만 어린이 '세포라 키즈' 새로운 구매층 부상
'세포라 키즈'는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끈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세포라 매장으로 몰리는 10~12세 미만의 여아를 지칭하는 말로 처음에는 화장품 매장에서 매너없이 행동하는 어린 소비자란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틱톡 등 SNS 속 세포라 키즈들은 매장을 뛰어다니며 테스트 샘플과 진열된 상품을 훼손하거나 다른 고객들이 고른 상품을 가로채는 등 무례한 행동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아, 어린이 스킨케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세포라 키즈는 점차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뷰티 시장의 고객 연령대는 17~18세부터 시작하지만 이제는 열살도 안 된 고객들이 매장을 드나들며 어른만큼 지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어린 나이 임에도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각에서는 성인 여성에 맞게 개발한 제품을 어린이들이 사용할 때 레티놀 등 노화방지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유아, 어린이 스킨케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캐나다 내 유아, 어린이 스킨케어 시장의 소비자 수는 2024년 80만 명에서 2029년 27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의 수익 규모도 2029년까지 연 7%의 성장률을 보이며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어린이 전용 브랜드도 출시되면서 3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스킨케어, 메이크업 브랜드인 '욘(Yawn)'을 비롯해 10대 청소년을 고략한 스킨케어 브랜드 '버블(Bubble)', 9~12세 연령의 트윈세대를 겨냥한 스킨케어 스킨케어 브랜드 라일(Rile), 그릿(GRYT), JB스크럽 등의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로 평가받는 엘프(e.l.f.)는 1년새 매출이 48%나 성장했다.
# 고객이 직접 SNS 게시하는 바이럴 전략, 시각적 요소 극대화한 패키지 강점
현재 북미 시장의 세포라 키즈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는 드렁크엘리펀트(Drunk Elephant)와 글로우레시피(Glow Recipe)다. 드렁크엘리펀트는 지난 2019년 시세이도가 인수한 브랜드로 화학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피부 친화적인 제품으로 유명하다. 최근 알록달록한 패키지에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SNS 노출이 늘어나고면서 세포라 키즈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우레시피는 한국계 미국인 공동 창업자 크리스틴 장(Christine Chang)과 새라 이(Sarah Lee)가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국내 스킨케어 제품을 해외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2017년부터 자체 스킨케어 제품을 생산해 지난해 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의 세포라 키즈 공략법은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이다. 드렁크엘리펀트는 SNS 스폰서십 콘텐츠나 인플루언서 추천 대신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의 경험과 조언을 공유하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당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묻는 질문(FAQ) 금요일’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했고 고객 의견을 수용해 제품 배합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자사의 스킨케어 제품을 서로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강조해 ‘스무디’라고 이름 붙이고 어떤 제품을 얼마나 섞는지 소개했다. 이러한 방식이 세포라 키즈 사이에서 흥미를 이끌어내면서 이들은 직접 여러 제품을 섞어 사용하는 모습을 SNS에 게시하기 시작했고 3,451개의 틱톡 게시물이 게시되며 붐을 일으켰다.
또 패키지 등 시각적 요소도 세포라 키즈의 구매 욕구를 일으켰다. 10대들은 최신 유행하는 컬러의 조합이나 질감, 반짝임과 광택 등 시각적인 요소를 선호하며 제품 선택시 포장이나 디자인에도 큰 관심을 가진다. 이 때문에 해당 브랜드들은 제품 패키지는 물론 디스플레이에도 신경쓰고 있다.
글로우레시피는 화려하고 밝은 색상의 패키지를 사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틱톡 영상에서도 눈에 띄는 패키지 디자인은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커지는 데 기여하면서 글로우레시피는 제품 색 이외에도 패키지 형태에 대해서도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 놀이와 결합한 커스터마이징 옵션, 성숙한 취향 디자인 등 마케팅 전략 차별화
코트라는 "다양한 미디어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어린이들의 소비 선택폭이 넓어졌다"며, "이제 아이들은 부모가 제공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택하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세포라 키즈들은 부모에게 10만원 가량의 제품을 구매해 달라고 요구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사용법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초등학생들이 유투브 등을 통해 다양한 뷰티 정보를 접하고 올리브영에서 가성비가 좋은 다이소의 화장품 코너로 옮겨간 것도 이러한 트렌드와 맥락을 같이 한다.
세포라 키즈, 즉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들이다. 미국 내 밀레니얼 세대는 7,220만 명으로 가장 큰 소비자 그룹이며 이들의 소비력은 3,323조 원에 이른다. 알파세대가 성인이 되기 시작하는 2029년에는 이들의 소비규모가 세계적으로 7,257조 원이 달하면서 역사상 가장 소비력이 큰 세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을 선택하는 소비층이 10세 미만의 어린이까지 낮아지면서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코트라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고려해 학습과 놀이를 결합한 홍보 전략과 함께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유아와 청소년들의 정서적 성숙이 빨라지고 있음을 고려해 어린이, 청소년 전용 제품의 이미지를 넘어 패키지나 디자인 측면에서도 성숙한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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