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숍의 대항마로 주목 받고 있는 H&B숍에 온라인, 직판, 홈쇼핑, 백화점 전용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하며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되던 천연화장품 아이소이와 퓨어힐스, 직판 화장품으로 유명한 베리떼, 홈쇼핑을 통해 론칭한 FAB, 백화점 화장품으로 유명한 스틸라, 부르주아 등의 H&B숍 진출이 그것이다.
화장품 업계가 H&B숍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과 만날 수 있다는 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고객의 주를 이뤄 브랜드 홍보 효과는 물론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또 따로 브랜드 단독 전용 매장을 여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멀티숍인 H&B숍의 특성상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 홍보 효과가 크다는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함께 최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불황을 극복할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심리도 업계의 활발한 H&B숍 진출에 한 몫하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LG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까지 1000억 원을 밑돌던 국내 H&B숍 시장 규모는 2008년 1136억 원, 2011년 3260억 원에 이어 2012년 5000억 원에 달하며 지난 5년간 연평균 47%의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H&B숍으로 채널 확대 브랜드 봇물

▲ 아이소이의 불가리안 로즈 모이스춰 토닉 에센스(왼쪽), 퓨어힐스의 카렌듈라90 블레미쉬 솔루션(오른쪽). |
화장품 전문점 시장이 몰락한 현재 온라인 전용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진출은 H&B숍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천연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는 지난해 12월 CJ올리브영에 입점하며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자사몰(
http://www.isoi.co.kr/)을 통한 온라인 판매에서 H&B숍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한 것이다.
퓨어힐스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만큼 롭스 입점을 계기로 점차 오프라인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해 입지를 굳혀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 FAB 울트라 리페어 크림(왼쪽), 베리떼 H&B숍 라인.(오른쪽) |
홈쇼핑을 주요 유통채널로 활용하던 브랜드들도 H&B숍 입점으로 유통 확대를 꾀하고 있다.
GS홈쇼핑을 통해 국내에 론칭한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FAB는 1, 2회 방송에서 완판 기록을 세운 이후 CJ올리브영 입점을 통해 적극적인 국내 진출을 꾀하고 있다.
FAB 관계자는 “홈쇼핑 완판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H&B숍에 입점해 본격적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1994년 론칭한 아모레퍼시픽의 직판 화장품 베리떼도 홈쇼핑 진출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 이후 H&B숍으로 채널을 확대한 케이스다. 올해 50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베리떼는 GS왓슨스에 입점해 2~3만원대의 기초 제품을 선보이며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중저가 브랜드로 변신을 꾀했다.
백화점만을 고집하던 해외 화장품 브랜드도 불황을 이유로 H&B숍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1년 14%를 기록했던 백화점 화장품의 평균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4%로 큰 폭 으로 감소하며 불황의 그늘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색조브랜드 스틸라와 브르주아는 지난 24일 롯데 롭스에 입점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들은 유통 경로를 넓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한편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목적으로 롯데 롭스에 입점을 결정했다.
두 브랜드는 가격 역시 H&B숍에 맞춰 하향 조정했는데 스틸라의 경우 120개 품목을 6.5%에서 최대 10%까지 인하했다. 브루조아도 240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15%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