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차성준 기자] 명실상부한 뷰티의 중심지 서울시 강남구가 관내 250여개 화장품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 2017 중국 상해 뷰티 박람회(China Beauty Expo)에서 단독 부스로 관내 8개 업체 홍보, 전시에 나선 강남구는 224만달러, 약 25억원의 수출계약 성과를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수출계약 성과는 도나 시군을 제외한 구 차원에서 해외 박람회를 지원, 수출계약 성과를 이끌어낸 사례가 드물어 눈길을 끈다.
사드 보복으로 대중국 수출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이번 성과는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협력기관과의 업무조율과 선정된 기업 관리를 통해 사전부터 사후까지 철저히 준비한 강남구의 뒷받침 덕분이다.
강남구는 지난 상해 뷰티 박람회에서 8개 화장품 중소기업을 선발, 중진공이 마련한 한국관 부스 대신 강남구만의 특색을 살린 단독부스를 운영, 사전 조율된 바이어와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 강남구는 2017 중국 상해 뷰티 박람회(CBE)에서 구의 특성을 살린 독립부스를 운영했다. |
먼저 외부 심사위원을 선정해 엄정한 심사표를 기준으로 중국 위생허가증을 보유한 관내 8개 업체를 선정했다. 관내 유망 중소기업인 8개 업체는 비에스지에이치앤비, 아이미스킨랩, 디스킨컴퍼니, 에르쯔틴과 기능성 마스크팩을 선보인 스킨러버스코스메틱, 3일애, 예스코스메틱, 카오리온코스메틱스 등이다.
선정된 업체를 대상으로 사전설명회를 마련한 강남구는 제품 전시, 글로벌 바이어 상담전략 등 참여기업의 사전 준비를 요청했다. 8개 기업에게 부스비, 장치비 70~80%, 1사1인 통역비 전액, 편도 운송비 전액을 지원했다. 국고보다 더 높은 지원비율이다.
강남구청 지역경제과 박민영 주무관은 “사드의 여파로 2017 중국 상해 뷰티 박람회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고 후 관내 기업의 참여율이 높아 외부심사위원을 선정해 공정한 심사를 거쳐 참여기업을 엄선했다”며 “현지에서 참여기업의 성공적인 상담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머리를 맞대며 통관 해법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사드보복 이후 까다로워진 중국 통관절차를 사전에 파악하고 8개 업체에게 화장품 운송방법으로 그동안 관행했던 ‘핸디캐리’는 절대 금하도록 강력히 요청했다. 대신 정식 운송업체를 통해 안정적인 현지 운송을 권장해 별탈 없이 박람회 부스 전시를 마쳤다.
3일간 현지에서 강남구 홍보부스를 찾은 글로벌 바이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109건, 702만달러의 수출상담과 83건, 224만달러 계약 계약에 성공했다.
▲ 2017 상해 뷰티 박람회에서 66만달러 수출계약한 아이미스킨랩 부스와 홍삼화장품. |
6년근 인삼을 구증구포해 홍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은 흑삼을 주원료로 화장품과 샴푸 등 헤어 제품을 선보인 아이미스킨랩은 66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사전설명회에서 강남구의 안내로 효과적인 전시회 참가요령을 전수받은 예스코스메틱은 참가 전 유력 바이어와 매칭 확보, 홍보메일 발송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첫 참가한 해외전시회에서 57만달러 계약 성사의 기염을 토했다.
참여기업 사후관리로 추가 성과 기여
2008년부터 10년간 관내 중소기업의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해외 전시회를 적극 지원해온 강남구는 다년간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전시회 참여기업과 마케팅 전문기업을 연결, 철저한 사후관리를 수행한다. 전문 마케팅업체는 전시회 상담한 바이어와의 소통전개, 전시회 후 신규 바이어 물색과 매칭을 적극 지원한다.
강남구청 지역경제과 이소진 주무관은 사후관리를 중점 추진하게 된 이유를 “전시회에 참여한 중소기업이 현지에서 바이어 상담을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하더라도 계약 성사로 이어지지 못한 안타까운 경우가 너무 많았다”면서 “전시회를 잘 마치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는 바이어의 변심보다 관리부족의 경우가 커 자체 예산을 편성, 전문 마케팅업체를 매칭시켜 매끄러운 계약 성사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후관리 비용으로 전시회 1회 참가에 비등한 예산을 확보한 강남구. 기업에게 1회의 전시회 참여 기회를 더 제공하기보다 양질의 사후 관리를 선택했다.
1년을 기점으로 전시회에 참여하는 강남구 화장품 기업은 20여개에 달한다. 사후관리사업을 통한 추가 계약 성사율은 평균 40~50%이다. 1년 평균 전시회 참여기업의 절반이 현장 외 추가계약을 달성한 셈이다. 강남구는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큰 성과이다.
강남구는 3년 전부터 해외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모담코리아를 사후관리 우수사례로 꼽았다. 제품의 품질은 뛰어나지만 직원이 부족해 대표가 제품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혼자 직접 관여해온 이 업체는 전시회 참여와 구의 사후관리를 지원받았다.
전문 마케팅업체의 도움으로 탈모방지 미용비누의 일본 수출을 기점으로 마스크팩, 화장품, 에어쿠션 등 제품의 다각화를 이뤘다. 또 통상지원단을 통해 중국은 물론 미국수출까지 성공했다.
▲ 강남구는 올해 상반기 뉴욕 패션 코트리를 포함 4개의 국내외 전시회를 지원했다. |
강남구는 올해 상반기 뉴욕 패션 코트리(2.27~3.1), 서울 국제 소싱페어(3.23~26), 동경 한국 상품전(4.18~19), 중국 상해 뷰티 박람회(5.23~25)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는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뉴욕 패션 코트리,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홍콩 메카쇼를 앞두고 있으며 참여하는 관내 기업에게 적극 지원을 준비 중이다.
통상지원단 파견으로 해외 유망 시장 모색
강남구는 국내외 전시회를 통한 수출길 모색과 별도로 연 1회 이상 통상지원단을 해외에 파견한다.
코트라 현지무역관을 통해 미리 현지 바이어와의 1:1 매칭을 추진해 기업의 참여율이 매우 높은 사업이다. 올해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파견하는 이 사업은 연초부터 관내기업의 문의전화가 빗발칠 정도로 관심이 크다.
올해는 파견지로 인도 뭄바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방향을 잡았다. 10~15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인데 화장품 기업들이 매우 적극적이다.
강남구는 통상지원단 파견을 위해 현지 상담장 임차비부터 바이어 섭외, 통역, 차량, 자료제작, 제품홍보 등의 비용까지 지원한다. 항공비, 숙박비 등의 현지 체재비는 참가기업이 개별 부담한다.
강남구 지역경제과 윤상훈 통상지원팀장은 “세계 2위 인구 보유국이자 2017년도 7.9%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인도와 세계 15위 경제대국으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를 통상지원단 파견국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인도는 2014년부터 중국 경제성장률을 추월했다. 매년 6.7%의 소비자시장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7 4월 단일부가가치세(GST) 시행으로 수출환경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도 2018년 아시아게임 특수, 중산층과 소비계층 인구 확대로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으로 향후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유망한 시장이다.
강남구청 지역경제과 김석래 과장은 “강남구는 전문인력과 자금부족 등 국내외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외 통상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기업 매출증대와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6억원 상당의 예산을 수립했으며, 더 많은 관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의 예산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