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상호 간 협력과 경쟁을 날로 증가하고 있고 한중 간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관계 또 복잡하고 밀접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한중 간 제반 관계가 정체된 시기도 있었지만 한국의 정권교체와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 등이 맞물려 중국과의 관계도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여 년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한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는 그동안 체득한 경험들을 시리즈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한중 관계를 되새겨 보고 이를 통해 향후 화장품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창용 편집위원] 중국의 소비자층은 크게 세 부류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60년대 이전에 태어나 문화대혁명의 파도를 경험한 세대가 있다. 이들은 중국의 양로보험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한 세대이며 매우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인구는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 있으며 구매력도 점점 증대하고 있다. 실버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한 실버산업의 발전과 소비시장 파이는 날로 증대할 것이다. 이에 맞는 소비시장 개척도 주목해야할 것이다.
두번째 부류가 60년대 이후부터 80년대 이전에 태어난 이른바 낀세대로 부르는 세대이다. 이들은 현 중국 사회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소비 세대로 매우 합리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80년 이후 출생한 신세대이다. 이들은 중국의 개혁개방의 성과를 그대로 향유하는 세대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며 소비시장 정보의 획득 창구도 매우 다양한 SNS세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의 구매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며 향후 소비시장의 주력으로서 적극적인 소비시장 개척에 대응해야 할 타겟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90년대 시대적 변화를 읽고 그 흐름과 함께 태어나 성장한 세대가 바로 90후 세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들의 성장 배경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당시 시대적 조류를 되새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외관계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우울한 국내 정세를 야기한 1989년의 천안문 사태가 90년대를 여는 출발점이 됐다. 당시의 이면에 회자되는 기업이 독일계 자동차 회사였다. 중국에 투자한 많은 외국계 기업들이 철수를 하는 시점에서도 이들은 꾸준히 현지 투자 기업을 유지하고 육성하면서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을 수행함으로써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발상이야말로 요즘 사드 문제로 야기된 중국과의 경제 협력 측면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화장품 기업들에게도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는 계기 마련을 위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또 90년대에는 개혁 개방을 통한 경제 성장 우선주의 정책의 시행으로 중산층이 형성되는 시대적 변화를 맞게 된다. 이 뿐 아니라 사회주의적 시장 경제라는 중국 특색의 자본주의 정책의 도입으로 안정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시기가 바로 90년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가 중국의 세계화의 출발점이었으며, 이를 통해 해외 직접 투자의 증가가 이뤄지며 WTO 가입과 북경 올림픽 개최라는 성과를 거두어 90후 세대들에게 세계화로의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보급율의 증가를 비롯한 PC, 휴대폰의 사용 인구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SNS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대가 바로 90년대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함께 태어나 성장한 90후 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경험을 가지고 사회 활동에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보급율의 증가는 90후 세대들에게 기존 세대들보다 더욱 빠른 정보 획득의 기회를 제공하게 돼 그들의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세대가 1990년 이후 출생한 세대들이다. 이들을 흔히 90後 세대라고 칭한다. 이들의 소비 형태와 세대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중국 소비 시장 진출의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인구 규모는 전체 인구의 약 17%를 점유하는 2억 2,000만명에 달하며 그 영향력은 갈수록 증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60후∼70후 세대를 개방 후의 1세대라 한다면, 80년∼90년 후에 출생한 이들을 개방 후의 제2세대라고 할 수 있다.
1세대들은 일반적으로 근검절약이 생활의 미덕이라 여겼으며 현재는 미래의 행복을 위한 일련의 준비 과정이라는 자세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중요시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들은 사회적 체면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른바 小皇帝 세대라 할 수 있는 80년 이후 세대와 90년 후 세대는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만큼이나 압축 성장의 시대에 성장하면서 두 세대 간에도 일정 부문 의식 구조가 차이난다고 할 수 있다. 小皇帝 1세대라 할 수 있는 80後 세대는 90후 세대와 마찬가지로 절대적 가난은 경험하지 않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과 타협하려는 경향이 많으며 90후 세대와의 비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이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과 부모 봉양의 의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90년 후 세대 또한 小皇帝 세대지만 80후 세대보다는 더욱 개성을 중시하고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해진 그야말로 현재 중국 경제의 결과를 향유하고 있는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 소비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세대가 바로 90후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의식 구조, 소비 패턴, 그리고 사회적 특징을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소비 시장 진출이 필요할 것이다.
90후 세대가 향후 중국의 중추적인 세대로 전면에 부각됐을 경우의 사회 변화를 예측해 보고 이에 대응하는 마케팅 전략 요소를 발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정치적으로 현 중국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정 부패 척결 정책이 어느 정도 일상화돼 부정 부패와 관련된 여러 사회 현상으로부터 탈피해 법치국가,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로 변화된 시대에 도달하리라 예상된다. 이에 맞추어 과거의 꽌시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도 중국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려면 중국인과의 꽌시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변화도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또 정치적 투명성의 요구와 이에 대한 수용 자세가 자리 잡게 돼 소위 말하는 後門으로 통하는 경제 관계에도 일대의 변화가 예상된다. 더욱더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합법주의적 경향이 나타날 것이며 공정 경쟁의 논리가 자리 잡아 가리라 예상된다. 중국의 법령, 경제에 관련된 법들의 정비가 이루어져 가고 있으며 그 세밀함과 깊이가 더욱 심화되리라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90후 세대의 시대에는 경제적으로 중국 내수 소비 시장이 더욱 확대되리라 예상된다. 이들의 소비 형태 및 구매력 수준은 더욱 높아져 소비시장의 확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맞추어 중국 내수 소비 시장의 진출과 자체적인 유통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그들의 세대 특징에서도 언급했듯이 개성 추구의 소비 경향과 연계된 다양한 니치 마켓의 출현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걸맞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의 기획에도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 이들의 소비 습관과 결부된 다양한 서비스 산업 발전에 대응한 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이들은 단순한 제품의 소비에 그치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상품의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차별화되고 독특한 제품과 이들의 요구 수준에 부합하는 서비스가 결합된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가정을 이룬 후의 소비 행태도 예상해 봐야 할 것이다. 과거의 동양적인 자녀 교육 방식을 따르기보다는 북유럽식 자녀 교육에 더욱 관심을 가지려는 경향이 강해지리라 예상된다. 여기에 부합한 동양적 개념과 서양적 개념이 적절히 결합된 신개념의 소비 생활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들은 세계적 추세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빨라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자기들을 대비해 이에 맞추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만 이들에게 접근하기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사고방식으로 그들에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기 문화와 체제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강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중국 중심적인 사고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일부를 받아들여 독특한 사회주의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해 나아가듯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도 기존의 중화 사상으로 대변되는 자기중심적인 개념 하에 글로벌 스탠다드의 일부를 받아들여 전혀 다른 신 개념의 사회 문화적 개념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90후의 세대가 중국사회에 가져올 다양한 각도에서의 변화를 예측하고 여기에 부응한 중국 소비 시장 진출 전략이 수립돼 올림픽 시장이라 일컬어지는 중국 시장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한국 기업들이 대거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90후 세대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대로의 생활이 가장 멋지다’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어로 ‘我行我素 就是酷’라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은 한 자녀 정책과 이에 대한 부모 세대의 헌신적인 지원의 결과, 자기중심적 사고의 경향이 매우 뚜렷하다. 전 세대들이 미래의 행복을 위한 현세적 준비에 초점을 두는 경향과는 달리 지금 행복해야 미래도 행복하다는 매우 현세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며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소비와 행동에 치우치는 습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학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으며 매우 진취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현실 참여에도 적극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SNS의 발달과 맞물려 그들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사회 관심사가 외부로 노출돼 사회 여론을 형성하는 사례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이들의 사회 여론 형성의 관심사가 정치를 제외한 경제, 사회, 외교적 관심 사항과 결부된다면 그 폭발력은 매우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과 중국 간의 외교적인 차이가 발생해 이들의 애국주의와 결합돼 현재적으로 나타난 많은 사례들이 중국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들의 생각과 사회 참여 활동이 특정 영역으로 표출된 것이 바로 한류의 급속한 확산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또는 그 반대의 결과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들은 자기 자신에 긍정적인 입장에서의 자신감이 매우 강하며 개방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방적이라는 기준마저도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경향이다.
말다툼을 하던 젊은 커플 중 여성이 갑자기 강에 뛰어들어 남자친구가 이를 구조했으나 안타깝게도 그 남자친구는 생명을 잃고 말았다. 그 여성에게 “왜 강에 뛰어 들었는가?”라고 묻자, 그 답변이 “그가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란다. 결국 이들은 합리적 사고와 현대화된 취향에 전통적 가치관이 결합된 기존의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대 특징을 띠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90후 세대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의 선택 기준을 이해한다면, 그들의 현실적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의 배우자 선택 기준은 1순위가 경제력이라든지 사랑이 아닌 상호 심리적 안정이다. 그만큼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어서 선택기준이 인품 그리고 건강과 성격이며 마지막이 인생관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러한 배우자 선택 기준을 한국의 젊은이들과 비교해 보면 이들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들의 소비 생활은 대체적으로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충동구매 경향이 있으면서도 합리성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이면서도 그들의 즉흥적 소비 생활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의 기획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또 그들은 유행에도 매우 민감하며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기존 세대보다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90후 소비자에 대해서 더욱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이들을 주요 소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
프로필
(전) 뷰티화장품 부사장, 토니모리 해외사업 부문장, 한국무역협회 해외 마케팅 자문위원, 코리아나화장품 중국 천진법인 총경리, 웰코스 화장품사업부 이사, 아모레퍼시픽 중국 심양법인 총경리, 아모레퍼시픽 중국지역 연수(중국 강소성 쑤저우대학), 아모레퍼시픽 영업부문, 마케팅부문, 기획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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