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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의 패러독스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올바른 이해

이승훈 SK 바이오랜드 연구소장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승훈] 2019년 화장품 업계의 화두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었다. 이 2개 키워드는 화장품개발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지금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마이크로바이옴은 피부보다는 장내 세균총과 연관이 깊은 단어로 피부에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skin microbiome)이 제3의 피부층으로 개념이 정립되어 피부 상재균총, 피부장벽, 피부면역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라틴어로 ‘생명을 위한(for life)’의 뜻으로 2002년 WHO/FAO에서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숙주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로 정의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대표적인 균종으로는 락토바실러스 속(Lactobacillus sp.), 비피도박테리움 속(Bifidobacterium sp.), 스트렙토코 커스 속(Streptococcus sp.) 등이 있으며 대사과정 에서 포도당을 이용해 젖산(lactic acid) 등의 유기산을 생산하기 때문에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 으로 분류한다.

 

유산균이 장관 내에서 하는 프로바이오틱스 활성은 크게 균(菌) 대 균(菌)과의 관계(microbe to microbe relationship)와 균(菌) 대 조직과의 관계(microbe to tissue relationship)로 구분된다. 균 (菌) 대 균(菌)과의 관계는 유산균의 증식과 유해균의 억제 효과를 식약처에서 고시 기능성으로 관리하고 있는 표시 기능성으로 균 상호간의 경쟁적 배제(competitive exclusion)를 기본 메커니즘으로 한다.

 

균(菌) 대 조직과의 관계는 숙주인 인간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에 관한 메커니즘에 기반을 두고 밀접연접(tight junction)의 강화를 통해 유해균의 침입을 억제하고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DC)를 자극해 항염 싸이토카인 (anti-inflammatory cytokines) 분비를 통해 장관내 염증을 완화시키고 유해균의 부착을 저해시켜 장관 내 상재균총의 균형을 유지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인간의 건강을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사전적 의미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이다. 이 용어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컬럼비아대학의 레더버그(Lederberg) 교수와 하버드 의대의 맥크레이(McCray) 교수의 2001년 사이언스지 기고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하며 우리 몸을 함께 공유하며 살고 있지만 그 동안 건강이나 질병의 원인으로 거의 간과되어 온 상재균, 공생균, 병원균 등 모든 미생물들의 총합’이라 정의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형성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아기가 엄마의 산도 (vaginal tract)를 통해 태어날 때, 엄마의 질 마이 크로바이옴(vaginal microbiome)을 구성하는 유익균인 유산균을 입을 통해 흡입함으로써 장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을 형성하게 된다. 피부 또한 발라지는 형태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skin microbiome)을 형성해 피부 면역과 피부 장벽형성에 기여를 하게 된다.

 

피부와 장의 환경적 차이에 의해 선천면역(innate immunity) 형성이 달라지는데 피부는 공기에 직접 노출이 되어 있고 장은 장내 혐기세균(anaerobes)이 잘 살 수 있게 혐기적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이러한 생태학적 환경에 따라 피부에는 장과는 달리 호기성 세균(aerobes)이 피부 표피에 주로 서식하면서 피부 조직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해 피부 건강을 유지한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된 화장품 응용분 야는 주로 피부 노화(skin aging)와 관련이 있다. 단순하게는 피부 상재균총 중 유익균의 비율을 늘려 피부 노화 속도를 늦추거나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유해균을 상재균총 중에서 찾아내어 이의 비율을 낮춰 피부 증상을 완화하는 메커니즘을 가정해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가설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장 마이크로바이옴의 균(菌) 대 균(菌)과의 관계에 기반해 경쟁적 배제의 메커니즘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실제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작용기전의 해석과 적용면에서 법 제도적 모순(paradox)이 있음을 지적해 왔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항상성 연구와 그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은 장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 장 마이크로바이옴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솔루션을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해당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균을 타깃화할 수 있다면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활용해 효과규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그에 반해 화장품 분야에서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피부 상재균(commensal bacteria)을 구성하는 미생물이 아군인지 적군인지가 명확하지 않고 숙주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점이다. 보다 자세하게는 균(菌)학적으로 피부 상재균들 대부분은 유해균의 특성을 갖지만 숙주의 면역상태와 상재균들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상대적으로 유익균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균의 상대적 효과는 사람, 인종, 나이, 성별, 사는 지역 등에 따른 피부상태에 의존적이다.

 

한 예로 피부 상재균 중 하나인 Cutibacterium acnes(이전 명칭, Propionibacterium acnes)는 화농성 여드름을 일으키는 유해균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자외선을 흡수효과가 있는 porphyrins을 생성해 피부에 직접 자외선이 도달하지 않도록 상쇄작용을 하기 때문에 피부 유익균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렇듯 피부에 존재하는 상재균총이 유익균과 유해균의 이분법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부건강을 목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주로 유산균을 소재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건강기능식품 소재의 콘셉트를 활용해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의 명칭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 제도에서 유산균은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식품,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이며 각각의 제품으로 제조할 때, 적용되는 사용 명칭과 기준, 시험법이 각각 다르다.

 

건강기능식품공전(2019년)에 따르면, 식약처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가능한 균주로 19종을 고시했다. 상세하게는 락토바실러스 속 11종(L. acidophilus, L. casei, L. gasseri, L. delbrueckii ssp. bulgaricus, L. helveticus, L.
fermentum
, L. paracasei, L. plantarum, L. reuteri, L. rhamnosus, L. salivarius), 비피도박테리움 속 4종(B. bifidum, B. breve, B. longum, B. animalis ssp. lactis), 락토코커스 속 1종(Lc. lactis), 스트렙 토코커스 속 1종(S. thermophilus), 엔테로코커스속 2종(E. faecium, E. faecalis)이 있다.

 

배양 건조해서 제조해야 하며 생균(live cell)을 1 x 108 CFU/g (CFU : colony forming unit, 생균수 측정단위) 이상 함유해야 하는 제조기준을 갖고 있다. 또 식약처가 프로바이오틱스에 고시하는 기능성 내용은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와 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에 기준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우를 모두 충족할 때,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에 한해 미생물시험법의 일반 세균수에 관한 시험을 예외로 면제한다.

 

반면, 화장품 안전기준에 관한 규정(2019년)에서 미생물한도를 기타 화장품의 경우 1,000개/g(mL)이하로 규정하고 건강기능식품의 프로바이오틱스 예외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어 생균(live cells) 형태로 화장품에 사용할 때, 이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 프로바이 오틱스는 건강기능식품공전의 고시 19종, 1g당 1억 이상의 생균 사용시에 사용되는 장 건강 기능성 용어로만 사용허가가 되어 있으며 유통기한 내에 살아있는 균수로 식약처가 허가하는 건강기능식품 마크를 제품에 부착하며 이를 위반할 시, 행정처분을 받는다.

 

화장품에는 장기 보관과 사용 간 공기중 낙하균의 혼입에 따른 제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방부제를 사용하고 있는 바, 유산균 생균이 방부제로 인해 죽을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열처리 사균(heat killed cells) 을 사용하더라도 살아있는 의미를 갖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 용어를 사용에 있어 근본적 정의에 배치되어 신중한 용어사용이 요구된다.

 

건강기능식품의 고시 19종과 균수에 모두 부합하더라도 사균형태(heat killed cells or cell lysate) 로 제조하게 되면 건강기능식품의 프로바이오틱스로 분류될 수 없으므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면책조항인 일반 세균수 시험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유산균 화장품의 효능기전을 설명할 때, 피부 표면에서의 장 점막에서와 같이 살아있는 균(菌) 대 균(菌)의 관계로 설명하는 건 다소 무리가 따른다. 유산균이 살아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피부에 부착 시, 공기 중에 노출되면 쉽게 사멸하게 된다.

 

이때 균(菌) 대 균(菌)과의 관계에서 균주 간 경쟁적 저해효과를 나타내기 어렵고 공기라는 환경적 변수로 인해 사멸하면 단백질 성분으로서 피부 상재균의 먹잇감이 되는데 피부 상재균 중 유익균의 먹잇감인지 유해균의 먹잇감이 되는지 개개인의 피부 상재균총 비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다.

 

화장품에 사용하는 유산균 제제유형은 현행 화장품 규제 법령에 위반되지 않은 형태인 세포 파쇄물(cell lysate)을 사용한다. 이미 많은 선행연구를 통해 유산균 세포 파쇄물은 미백, 주름개선, 보습 등 피부에서 다양한 효능효과로 화장품에 많이 응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산균 세포 파쇄물의 피부효능을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항상성(homeostasis)까지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연구보고에서는 미생물 세포 파쇄물과 마이크로바이옴 항상성에 관한 해석 메커니즘이 균 (菌) 대 조직과의 상관관계로 많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https://doi.org/10.1016/j.jdermsci.2019.07.001) 에서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우점종으로 관찰되는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 AD) 환자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dysbio sis) 문제를 피부 미생물 이식(skin bacterial trans plantation)의 방법을 통해 정상화시키는 복원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피부와 유사한 조직을 가진 장관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와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상호작용 연구인 Immunology & Medical Microbiology(DOI : 10.1111/j.1574-695X.2012.00991.x)에서 살아있는 프로바이오 틱스 형태가 아니더라도 유산균 세포 파쇄물 중 CpG-ODN(Cytosine phophodiester Guanine -oligodeoxynucleotides) 부분이 수지상 세포의 결합부위인 toll-like receptor-9(TLR-9)과 결합해 선천면역을 자극시키고 분비형 면역글로블린 A(secretory immunoglobulin A, sIgA)와 같은 면역물질을 분비시켜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속과 비피도박테리움 속모두를 유의성 있게 증가시킴을 균(菌) 대 조직과의 상관관계에 기반한 마이크로바이옴 항상성 메커니즘으로 제시했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SK바이오랜드 연구소에서는 자체 균주 라이브러리를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는 SKB Cell Bank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분양받은 피부 유래 유산균을 피부 면역세포와 가장 친화력이 좋은 형태인 세포 파쇄물의 제조법을 특허기술(SK바이오랜드 등록특허 10-2084003)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의 구조인 세포벽(cell wall) 에는 면역자극을 통한 독성을 일으키는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어 아무리 효능이 좋은 미생물이라 하더라도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 농도 이하에서 효능을 검증해야 한다. 따라서 상기 특허기술은 세포 파쇄단계에서 세포벽을 제거해 세포 내 성분만을 수득하는 기술로 일반 소비자들이 유산균 화장품 사용시 피부 과민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함으로써 유산균 화장품 원료의 표준화가 가능토록 했다. 현재 이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 효능효과와 상재균총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해석 툴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피부에 직접적으로 바르는 형태의 더마바이오틱스 유산균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면서 느낀점은 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과 그 해결방안이 원인균을 제거하는 쪽으로의 명확한 해결 시나리오와 방향성이 있지만 일반 화장품 영역에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상 피부범위 내에서 일어나는 보습, 미백, 주름 등을 설명할 명확한 해결 시나리오와 솔루션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행 제도와 규정 안에서 모든 사람들이 피부 트러블 없이 사용하되 균(菌) 대 피부조직세포의 상호 메커니즘 기반에 부합되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솔루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유산균 화장품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향후 빅데이터 기반의 많은 제품군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키워드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유산균 화장품이 아닌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과 같은 현행 법규에 배치되는 모순 제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이것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 개발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인 듯하다.

 

     이승훈

     (현) SK바이오랜드 연구소장, 공학박사

     (전) 한국미용학회 기초학술분과 이사

     (전) 일동제약 마이크로바이옴(ICM) 신약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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