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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칼럼] 화장품산업 '흐림', 향후 전략은 "브랜드 마케팅 관건"

김영욱 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공학부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영옥] 절친이 중견 화장품기업인 T사의 대표이사 취임 이라는 반가운 소식에 영전 화환을 보냈지만 정작 당사자는 걱정이 태산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매출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화장품업계 1, 2위인 아모레퍼스픽과 엘지생활건강 등의 중국향 매출도 부진할 정도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화장품 수출은 2020년 6월 이후 2021년 12월까지 19개월째 증가세였으나 2022년 1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 현지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중국 매출 기여도가 높은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중국 관련 화장품 기업 주가가 연이은 악재 속에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외교안보 공약인 ‘사드 추가 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과 최근 윤석렬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이 커지는 등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수행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중국 수출을 통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중국의 대안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혀야 한다"는 이른바 ‘탈 (脫) 중국’을 예고했다.

 

화장품 수출의 정체는 중국 로컬기업들의 급성장과 기술이전의 기술평준화라는 중국 기업의 성장과 중국 국민성에 제때 대응을 못한 탓이 크다.

 

중국 화장품 소비규모는 2021년 4337억 위안(83조 원)으로 중국 유통 소비재 중 점유율이 최초로 1%를 돌파했다[2016~2021년 기간 증가율 90%, 소비재 점유율 0.69%(16)→1.08%(2022 예측)]. 국가통계국의 조사에서도 화장품 소비는 2.5%(2021년 12월) →7.0%(2022년 1~2월)로 꾸준한 증가세다. 이렇듯 중국에서의 화장품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며 발전 잠재력은 거대한 것으로 전망된다(iiresearch 2021 중국화장품산업연구보고).

 

그럼에도 한국 화장품이 2022년 들어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적으로 주요 수입원이던 따이공 물량이 세원 노출과 수수료 갈등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한국 OEM 현지 기업들의 기술이전 등으로 중국 로컬기업들의 품질이 동일해지면서 수입산 보다 자국산을 선호하는 애국(궈차오) 마케팅,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득과 비용의 불균형으로 인한 가성비 선호, 화장품감독관리조례 등 화장품법규의 시행에 따른 인증비용과 마케팅비 부담 상승과 부재로 한국 화장품기업의 위축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온라인 채널의 지각 변동도 한 요인이다. 젊은 세대의 소비습관인 ‘샤오홍슈 쫑차오(小红书种草)’가 인기 있는 홍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쫑차오는 인터넷에서의 제품 정보 공유와 추천을 말한다. 제품 구매 후 샤오홍슈(小红书)에 추천하고 신제품 구매 전 중국판 지식인 즈후(知乎)에서 이용자 후기를 체크하고 더우인(抖音, TikTok), 타오바오(Taobao), 콰이쇼우(快手) 등 라이브방송 등에서 판매한다. 때문에 국내 화장품기업의 중국 온라인 적응도 과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중국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경쟁자는 중국 화장품이 꼽힌다. 일본, 프랑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화 부족으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입지가 약화된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즉,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눌리고 중국 로컬 브랜드에 처받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새로운 규제에 부합하는 제품 안전성을 갖추고 한국만의 특화된 성분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혁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존 강점인 트렌디한 콘셉트 뿐 아니라 효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과학 데이터, 홍보, 판매방식의 현지화하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1호 중국 편에서 인용).

 

화장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만 생존하는 소비재다. 소비자의 눈길을 벗어나는 순간 위기는 급속히 회사의 생존을 위협한다. 한 기업의 추락은 관련 산업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 불신을 전파시킨다. 요즘처럼 소비자의 변화를 마케팅이 따라가지 못하는 효율성 저하 상태에선 브랜드 히스토리(역사)가 곧 마케팅이 된다.

 

브랜드 히스토리를 가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들은 제품 자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뛰어난 브랜드 스토리, 작품성, 완벽한 솜씨, 아름다움이 그것이다. 브랜드 역사가 짧은 미국의 화장품들은 머천다이징, 이미지, 분위기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며 고객과의 접촉을 위해 독점적인 유통체계를 갖추고 그들만의 브랜드 공간을 통해 창조되는 감각적이며 완벽한 경험을 중시한다. 우리는 한편으로 짧은 브랜드 역사와 제품, 다른 한편으로 이야기와 유통의 연출공간이 서로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상의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화장품기업들의 정책은 지난 한류열풍에 무임승차해 한류연예인 마케팅에 집중, 화장품산업 전체가 중국 시장에만 몰입되는 결과가 됐다. 결국 선진 화장품산업에서 엿볼 수 있는 점은 현대의 화장품산업은 전통적으로 중시한 소비와 생산의 노하우인 기술역량보다 브랜드 그리고 마케팅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즉, 좋은 디자인이 나오려면 시스템과 기술이 좋아야 하며 이는 디자인에 앞서 기술, 소재 그리고 브랜드 마케팅에 관한 노력없 이는 화장품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화장품산업은 그동안 기업 경영에서 상대적으로 등한시돼 온 브랜드 마케팅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처럼 선진국의 화장품산업은 브랜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아울러 경영인들 또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전통적으로 모델중심의 마케팅으로 발전해온 특성으로 국내 화장품기업의 브랜드 히스토리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태생은 한국 전통 한복에서 비롯됐고 ‘더후’ 브랜드는 조선 왕후의 이미지를 스토리텔링했다. 빅마켓인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 중국 역사나 천혜 자연환경은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조선의 경복궁 밖에 보지 못한 저자가 중국 출장에서 본 자금성 규모와 위용, 장식품에 입을 다물진 못한 기억이 있다. 중국의 황후 또한 급이 달랐다.

 

2021년 산업연구원의 국내 화장품산업 현황에 관련한 발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이웃인 일본에 비해 생산 디자인 측면에서 동등하거나 약간의 열세이나 마케팅 관련 주요 요소인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의 상업화 등 마케팅 능력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장품기업의 마케팅 능력 부족이 독창적인 브랜드 개발이나 관리능력의 미흡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물론 2020년대 들어서도 마케팅력이 크게 발전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결국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경쟁력 열세에는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력 미흡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화장품기업도 브랜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야만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다. 물론 품질이나 신기술보다 브랜드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품질과 신기술, 마케팅의 적절한 조화가 이루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균형을 다른 산업의 사례에서 살펴보자. 화장품산업 만큼이나 시장의 변화와 트랜드의 변화가 심한 산업이 패션과 IT업계다. 전통적으로 패션기업은 디자인을, IT업계는 기술을 중시해 왔다.

 

최근 IT업계는 기술보다 마케팅을 중시한다. 즉, 회사의 헤게모니가 기술팀에서 마케팅팀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의 전략적 변곡점의 원천은 바로 애플(Apple)이다. 사실 애플의 아이폰은 신제품 발표때 마다 기술혁신을 강조 하지만 사실은 마케팅 홍보를 기반으로 이미 기존 제품에 적용된 새로운 점이 없는 제품이다.

 

하지만 아이폰은 기업 마케팅 홍보에 기반으로 기술에 혁신, 모던, 고급, 세련의 디자인 이미지를 더한 제품 컨셉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마치 기존 시장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으로 선보였다. 그 핵심은 기업 마케팅력이다. 애플은 특유의 브랜드 컨셉 아래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서브 브랜드는 메인 컨셉은 같지만 다른 제품으로 브랜드 일관성이 돋보이는 IMC마케팅으로 애플 특유의 세련성과 고급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IT업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화장품 업계도 품질은 비슷해도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냐에 따라 브랜드의 성패가 달라진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 지속적인 성공은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을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오늘날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국내 화장품기업은 선진국의 글로벌 브랜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 경영에 마케팅을 체득하고 실행에 옮겨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화장품산업에서는 마케팅의 기본 개념부터 현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 정의를 통한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마케팅이란 흔히 매카시가 1960년대에 제창한 4P 혹은 마케팅믹스(marketing mix)라고 하는데 그 구성 요소로는 제품, 가격, 유통, 판촉으로 분류된다. 즉, 제품(Product)을 어떻게 만들어, 얼마 정도의 가격(Price)을 책정해 이를 어느 곳에 유통(Place)시킬 것인가? 아울러 어떻게 판촉(Promotion)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현대에 와서는 다소 노후한 면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로버트 로티본이 4P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창한 ‘4C’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 뉴 브랜드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Product(제품) - Customer solution(고객 솔루션), Price(가격) - Cost(고객부담 비용), Place(유통) - Convenience(편의성), Promotion(판매촉진) - Communication(커뮤니케이션) 브랜드는 마케팅 원론적인 측면에서 제품 전략의 일부분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화장품 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제품 전략의 상위 요소로 위치해 마케팅하면 브랜드 마케팅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지금까지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 중 제품 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위치한 브랜드 전략은 향후 마케팅 믹스 전략의 총체적 결과로서의 브랜드 마케팅으로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화장품 브랜드 마케팅이란 뉴 마케팅 믹스 요소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구매하게끔 하는 화장품기업의 총체적인 비즈니스 활동이다.

 

과거에는 상품의 질과 디자인만 좋으면 브랜드가 성공했지만 오늘날 기업의 가치는 브랜드 파워에 따라 좌우된다. 즉, 상품기획과 디자인, 생산 등의 프로세스에 따라 상품 만들기보다 브랜드에 어떤 가치와 철학을 담고 브랜드 편익을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의 브랜드 히스토리 만들기가 더 중요하다.

 

 

김영욱 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공학부 교수 

 

(전) 엘에스화장품 총괄본부장, 아모레퍼시픽 디자인개발본부, LG생활과건강 디자인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 수석연구원, 다건화장품ODM사업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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