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함서영] 중국 대륙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인은 본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의 '차이나 코스메틱 리포트'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번 연재 시리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현황과 이슈를 중국 화장품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낀 점을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공유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 것으로 실제 중국 시장 진출에 긴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반드시 타고 넘어 가야할 만리장성을 극복하는 지혜를 얻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진실은 ‘시장이 변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중국 화장품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고 그에 맞게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의 글로벌 화장품사 실적이 발표됐고 모두 어려운 것 같지만 성장하는 회사가 더 많았다. 그들이 성장하고 우리가 놓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지금도 변화하는 CS채널과 메디컬 뷰티 시장을 살펴본다.
# 중국 화장품시장 글로벌 15개사 2022년 성적표
지난 2월 21일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2022년 실적이 나왔다. Cosmetics Observation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15개사의 총매출이 9,200억 위안(한화 약 174조 2,48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나라 기업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이 포함돼 있다. 매출실적 순위를 보면 로레알, 에스티로더, P&G, 유니레버, LVMH, 시세이도, 바이어스도르프, 나투라앤코, 코티, 존슨앤존슨, 아모레퍼시픽, 헹켈, LG생활건강, 고세, 가오 순이다.
로레알은 중국 시장에서의 10년간 최고의 매출과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로레알의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 또한 19.5% 성장한 542.4억 위안으로 중국 시장에서 하루 평균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977억 원)를 벌어들였다. 로레알의 성장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공헌이 높은 카테고리는 향수와 헤어케어 라인이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향수와 헤어케어는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중국향료산업연구백서’는 지난 5년간(2016년~2021년) 향수 카테고리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21.4%로 세계 시장 성장률의 약 10배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2026년까지 전체 중국 향수 산업 시장 매출은 371억 3,000만 위안(한화 약 7조 439억 원) 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사 15개 중에 10개 기업은 성장했고 5개사는 매출실적이 하락했는데 ‘한좡(韩妆)’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 화장품 기업 2개사는 하락에 속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18년만에 매출실적의 감소를 보였다.
그림1 2022년 중국 글로벌 화장품사 실적
일본 본토보다 중국 시장의 매출이 더 높은 시세이도 또한 중국에서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보였으며 영업이 익도 손실을 입게 됐다. 중국이 시세이도 그룹의 최대 시장이기 때문인지 우리나라 브랜드가 철수나 축소를 하는 것과 달리 시세이도는 중국 시장의 회복 가능성으로 새로운 모델을 기용하는 등 새로운 방향에 투자하며 브랜드와 제품 가치 전달을 추구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근래에 보기 드물게 2022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고전을 겪는 이유가 무엇일까? Cosmetics Observation에 따르면, 코로나 전염병의 영향 외에도 중국 화장품 시장의 변화에 느린 대응이 좌절의 이유라고 한다. 과거에는 주로 타오바오와 티몰이 중심채널이었지만 2022년은 더우인(抖音Dǒuyīn)의 해라고 할만큼 급성장한 플랫폼인데 그것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타오바오 그룹의 실적이 살짝 감소했으나 더우인은 2022년 놀랍게 성장한 플랫폼이다. 그러나 더우인의 특성상 해외에서 잘 열리지 않는 플랫폼이라서 그 트렌드를 놓치고 이제야 더우인을 도입하고 전략을 세우는 동안 실적은 하락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향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들에 더우인을 소개하면 틱톡(TikTok)을 하고 있다며 얘기하는데 틱톡은 중국인이 볼 수 없다. 틱톡과 더우인이 같은 그룹이지만 틱톡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플랫폼 이니 중국과 소통하려면 틱톡이 아니라 더우인을 분석하고 더우인에 들어가야 한다.
# 오프라인 CS채널 새로운 시도, 즉시 배달
중국 화장품 유통채널로 온라인이 성장세를 보이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오프라인 CS채널도 주축을 이루는 중심채널 이었다. CS채널은 Cometics Shop의 약어 표현으로 화장품 전문점을 의미한다. 3년여의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면서 CS채널은 급격하게 위기를 맞이했고 그 실적은 미미해 존재감을 잃었다.
최근 위기를 버텨낸 CS채널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30분내 즉시 배달로 근거리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중국의 국민 어플에 해당하는 웨이신(微信, wēixìn)의 미니 홈페이지에 해당하는 샤오청쉬(小程 序, Xiǎochéngxù)를 각 점포별로 개설하고 소비자가 ‘매장배송(门店快送)’을 클릭해 주문 시 즉시 배달을 시작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 배달 앱을 통해 가까운 지역의 치킨을 주문하듯 화장품도 본사가 아닌 그 지역의 CS채널이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 즉시 배달하는 것이다. 중국에는 배달전문 오토바이 배송기사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즉시 배송 상품수령에 큰 무리가 없다.
그림2 AHC샤오청쉬
티몰, 더우인 등의 라이브방송에서 제품을 구입해도 배송이 돼 소비자가 수령하기까지 2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즉시 배달은 30분 이내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서 핫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샤오청쉬는 웨이신과 연동된 응용 프로그램으로 쉽게 업로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쇼핑기능이 탑재된 모바일 블로그에 가깝다.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들도 정식 홈페이지가 있지만 소비자와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샤오청쉬를 별도로 운영한다. 웨이신(위챗)은 중국인의 일상에서 몸의 일부처럼 사용되는 어플이므로 샤오청쉬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면 우리도 당연히 운영함이 옳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즉시배달’ 서비스의 샤오청쉬에 제품의 매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구매력을 자극한다면 적어도 그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있는 일종의 D2C 채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샤오청쉬(小程序, Xiǎochéngxù)에서 매력 있게 보이는 방법은 중국어로 상세하게 잘 표현하기 보다 비주얼로 승부해야 한다.
언어를 몰라도 클릭하고 싶은 비주얼 중심이어야 한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텍스트의 긴 설명은 소비자를 도망가게 하므로 글을 읽지 않아도 한 눈에 호감이 갈 수 있도록 보여주는 페이지 구성이 필요하다. 대형 온라인몰에 입점해 마케팅 비용 대비 성과가 부족하다는 호소를 많이 하는데 D2C로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면 시장을 분석하고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위기의 CS채널이 텐센트의 어플 웨이신 샤오청쉬 도움으로 새로운 날개를 달 수 있을 지 두고 봐야겠지만 우리나라 쿠팡 로켓배송의 흥행처럼 주문 제품을 빠르게 수령하는 것은 세계 어느 소비자라도 선호하는 것이기에 기대가 된다. 배달전문업체 메이투안(美团, měituán)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6년 ‘즉시 배달’ 시장의 규모는 1조 위안(한화 약 188조 8,3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효능의 시대, 메디컬 뷰티 급성장 주목
중국향 제품 개발의 기본은 ‘보습케어’라고 많이 알고 있는데 그야말로 ‘기본’이다. Damaixq.com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신고된 화장품 중 ‘보습’효과를 주기 능으로 하는 제품이 90%를 차지했다고 한다. 보습은 이렇게 포화된 기능으로 어떻게 차별화했는가에 따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소비자에게 구매로 이어진다.
이렇게 넘치는 보습에 무엇을 더할 것인가가 최근 화두이고 ‘효능은 왕이다.’라는 말까지 나오며 특히나 효능을 강조하고 있다. 효능을 강조하는 매스 브랜드는 ‘오스만’이 두드러진다. 지난 ‘6.18’에 진주가루 마스크 팩을 히트시킨 브랜드로 그 이미지를 계속이어 특별한 효능을 강조한다. 오랜 기간 연구해온 진주를 컨셉으로 ‘지속가능한 진주 보습의 혁신적 속볼륨 효능’을 강조하고 있다.
그림3 오스만 속볼륨
3중 속볼륨을 강조한 오스만의 이번 신제품 프리미엄 라인은 온라인 고객이 아닌 오프라인 CS채널 공급용 제
품이다. 30대 이상의 피부고민을 케어한다는 것과 CS채널이 온라인에 밀려나는 상황에서 CS채널의 성장을 기대하며 오프라인과 함께 한다는 파트너쉽으로 오스만은 CS채널의 동지적 메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신뢰의 진주장벽을 쌓는 탁월한 방향이다.
매스 브랜드가 이렇게 프리미엄 라인으로 효능을 강조할 때 메디컬뷰티 클리닉들은 의사들의 신뢰를 내세워 메디컬 기반의 즉각적인 효능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의사들이 메디컬뷰티 산업에 뛰어 든다는 것은 시장의 니즈가 효능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피부가 예민하고 건조한 중국 인의 피부에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메디컬뷰티 시장은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림4 주요 메디컬뷰티 브랜드
메디컬뷰티는 무엇에 집중할까? 고기능 성분을 함유한 탁월한 효능의 스킨케어와 디바이스로 매스 브랜드와 차별화를 한다.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하고 피부의 턴오버주기 28일에 적합한 프로그램 케어를 하고 있다.
Dr. ALVA 브랜드는 피부 미세 생태학을 기반으로 피부를 진단하고 문제성 피부를 관리하는 것과 더불어 생활용품까지 케어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클리닉 메디컬뷰티 제품라인들은 피부관리 중심의 미용원 에스테틱과 차별화 포인트를 ‘효능’으로 집중한다.
중국 화장품 미디어 CBO의 기사에 의하면, 중국 메티컬뷰티 시장의 규모는 2021년 2,179억 위안(한화 약 41조 2,441억 원)이며 성장률은 12.4%에 이른다. 2025년에는 시장 규모 4,108 위안(한화 약 77조 7,562억 원)을 예상한다. 비수술 의료미용 시장의 규모는 2021년 752억(한화 약 14조 2,338억 원) 위안이었고 2025년에는 2,279억 위안(한화 약 43조 1,369억 원)으로 예상된다.
그림5 피부 미세 생태학 기반의 메디컬뷰티
이렇게 성장세를 보이는 메디컬뷰티는 당연히 중국 정부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 2023년 2월 21일 중국 장쑤성 법원은 수은 함유 화장품을 생산, 판매한 사례에 대해 벌금과 유기징역을 선고했다. 효능을 위해 미용원에서 수은 함유 화장품을 이용한 불법 의료 미용시술을 실시해 의료 미용 사기로 고소하고 처벌한 것이다.
중국의 미용원은 그동안 암암리에 메디컬 시술을 해왔는데 단시간에는 어렵겠지만 메디컬 시장의 질서를 위해 정부의 단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달콤한 유혹의 요청이 오더라도 부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협업해야 한다. 블랙리스트에 한번 오르면 주홍글씨처럼 따라붙어 중국에서 전개하는 모든 비즈니스가 불편해진다.
일반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효능’을 탐색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추어 메디컬뷰티와 같은 효능라인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효능’에서는 우리나라 브랜드의 노하우가 많은 만큼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거나 ‘효능’을 찾는 중국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것으로 성과를 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 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
나비끄(주) 대표이사, 아이큐어(주) 화장품사업본부장(상무)을 지냈다. 네슈라, 셀랩, 김정문알로에, 한국화장품에 근무하면서 화장품 상품개발과 마케팅 분야에서 35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대전대학교 등 화장품 관련 학과의 강의도 하고 있으며 코스인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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