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황제주’로 불렸던 LG생활건강의 주가가 3분기 어닝쇼크 충격에 무너져 내렸다. 중국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내년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이에 증권가도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0월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9,500원(-20.33%) 내린 311,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주가 하락에는 3분기 실적 부진이 직격타가 됐다. LG생활건강은 전날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1조 7,462억 원, 영업이익 1,28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LG생활건강 2023년 3분기 연결 실적 요약 (단위 : 십억원, %)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실적은 화장품 부문의 실적이 크게 흔들린 데 따른 것이다”며, “중국향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했으며 후에 대한 브랜드 투자 확대, 국내와 북미 사업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100억 원, 국내 가맹점 철수 관련 지원, 미국 구조조정)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내수, 미국, 일본 등에서 성장을 도모했으나 중국향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엔 부족했다. 상대적으로 생활용품은 선방했으며 음료는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 부문별 영업이익 추이와 전망 (단위 : 십억원, %)
화장품 사업은 매출이 6,7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80억 원으로 88% 급감했다.
대중국 수요 부진의 파장이 컸다. 럭셔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으며 브랜드별로 후, 숨, 오휘는 각각 18%, 64%, 51% 감소했다. 면세 매출은 2,200억 원으로 채널 정책 영향이 지속됐고 중국 매출(990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하고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화장품 부문 주요 채널, 지역 실적전망과 추이(단위 : 십억원, %)
문제는 실적 악화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수정하면서 연간 매출액은 기존 7조 3,000억 원 수준에서 6조 9,00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7,300억 원에서 4,700억 원으로 낮췄다.
증권가는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보고서에 ‘신이 주신 기회도 살리지 못한 실적’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LG생활건강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과 화장품 사업부 Target Multiple 하향 조정으로 목표주가를 종전 7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다. 목표주가와의 괴리율 축소로 투자의견 역시 ‘중립’으로 하향했다.
한유정 연구원은 “‘더후’ 리뉴얼 후 브랜드 점유율 회복, 프리미엄과 매스 브랜드 성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모두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해 투자의견을 ‘마켓퍼폼(Market perform)’, 목표주가는 65만원에서 4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마켓퍼폼은 주식의 향후 6개월간 수익률이 시장의 평균수익률 대비 -10%~10% 이내의 등락이 예상된다고 판단될 때 제시하는 의견이다.
LG생활건강 2023년 3분기 실적 추정치 비교(단위 : 십억원, %)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수요 회복 지연으로 매출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고 국내외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2023년, 2024년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향후 사업 계획 수정, 신규 브랜드 인수, 후 리브랜딩 등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재무적 성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제시했던 60만원의 절반 수준인 33만원으로 낮췄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을 통해 LG생활건강의 리브랜딩 윤곽이 드러났다. ‘브랜드 후, 중국이 중심’이며 향후 2년간 지속될 예정이다. 또 외형 확장을 위한 전방위적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여도 높은 중국이 흔들리는 가운데 투자가 동반됨에 따라 당분간 이익 안정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 회복이 핵심이나 아직은 요원하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화장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리브랜딩은 필요하지만 성장통은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의 더딘 회복 등을 고려했을 때 럭셔리 제품인 더후의 리뉴얼 성과는 단기간 안에 기대하기 어렵다”며,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확인될 때까지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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