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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장품 칼럼] K-Beauty와 인공지능(AI)

김영욱 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공학부 산업디자인전공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영욱]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등 뷰티 관련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미국 시장에서 K-Beauty 열풍과 그 성과가 중국 수출 부진의 걱정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다.

 

미국 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선크림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이 매출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K-Beauty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주축이 국내 주요 대기업이 아닌 중소, 중견기업이라는 점은 3만 개가 넘는 화장품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미국 화장품 수입국 중 한국의 점유율이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는 한국 화장품들은 스킨케어 브랜드로써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 국가는 아시아 국가보다 화장품 시장 내 스킨케어 비중이 낮기 때문에 미국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에게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미국에서의 K-Beauty 성장

 

한국무역협회의 ‘국내 화장품 수출액 추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0월 한국 기업의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1,3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4% 급증했고 올해 1~10월 누적 국가별 수출액 비중을 계산해 보면 미국은 전체의 14%로 2020년 8% 수준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3,5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9.1% 증가했다. 이로써 미국은 과거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였던 중국(3,270억 원)을 넘어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실제 한국 화장품의 현지 시장 영향력은 미국 정부 통계에서 더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USA 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월 미국 화장품 수입국 중 한국이 점유율 20.1%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2022년 5월 점유율 17%였던 시장 규모에서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숏폼(15~60초 분량의 짧은 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K-Beauty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 추이 (단위 : 십억달러, %)

 

 

미국 화장품 시장 카테고리별 비중 추이 : 기초>색조>헤어>향수>바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K-Beauty의 덕을 보고 있는 곳은 가성비로 승부를 보는 인디 브랜드들이다. 실제 인디 브랜드 ‘조선미녀’는 2023년 2월 팔로어 91만 명을 보유한 해외 틱톡커 영상에 등장한 이후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tiktokmademebuyit(#틱톡 보고 구매)’ 해시태그는 30억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틱톡 사용자 중 89%가 앱에서 본 뷰티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2020년 1억 원에 불과했던 조선미녀 매출은 2021년 30억 원, 2022년 40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에서 인기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 잡은 ‘스킨1004’는 2023년 10월까지 미국 매출이 113억 원으로 2022년(39억 원)보다 186% 성장했다.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보유한 비모뉴먼트의 지난해 수출액은 1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하기도 했다.

 

인디 브랜드의 성공 덕분에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 ODM 기업의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164억 원, 영업이익 310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고 지난 3월부터는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뷰티 업계의 탈(脫) 중국 노력 또한 미국 시장 진입의 원동력이 되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에서는 자국 제품 선호 현상인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분데다 ‘기술품질 향상’이 ‘K-Beauty’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에 뷰티 업체들은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K-Pop의 영향으로 한국 아이돌을 닮고 싶어하는 젊은층의 분위기가 ‘K-Beauty’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현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높은 제품을 찾는 ‘가치소비’가 트렌드가 된 점도 한국 화장품의 입지를 굳히는 요소가 됐다. 미국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에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최초 미국에서 ‘K-스킨케어’로 대표되는 한국 화장품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많은 소비자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겪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깨끗한 동양인의 피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K-Pop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성비가 좋은 한국 스킨케어 화장품에 대한 구매가 늘어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외국 직구입이 용이한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국의 인디, 중저가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에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라네즈, 이니스프리, 미샤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지속적으로 양호한 매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K-Beauty는 중국을 넘어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은 가속화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트렌드 역시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일상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미적거리며 문제를 회피한다. 우리가 위기를 인지하면서도 적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데에는 시스템에도 원인이 있다. 위협 요소가 몸집을 키우기 전에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단기적 사고방식에 매몰되다 보니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예측 능력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시스템이 진화함에 따라 현재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크라우드소싱, 데이터 수집, 매핑, 쳇GPT 같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때로는 미래까지도 내려다볼 수 있게 됐다.

 

초거대 인공지능(AI)이 빠른 속도로 똑똑해지고 있다. 2022년 11월 30일 미국의 인공지능기업 OpenAI가 ‘챗GPT’를 시장에 내놓았다. 챗GPT는 OpenAI의 AI 모델인 ‘GPT-3.5’를 대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챗봇(chatbot)이다. AI가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을 모방한 예민한 감각기관까지 갖출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챗GPT 개발사 OpenAI가 “이제 챗GPT는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다”고 한 선언은 훗날 초거대 AI 발전사(史)를 쓸 때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당시 OpenAI의 발표는 유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챗GPT에 음성, 이미지 인식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공언했다. 초거대 AI라는 두뇌가 폭넓은 감각기관을 갖춘 시작점을 예상할 수 있다.

 

ChatGPT

 

 

기존 챗GPT 사용자는 텍스트로 명령어(prompt)를 입력하고 그 결과도 텍스트 형태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제는 음성이나 사진을 입력해 챗GPT에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다. 그 뿐 아니라 텍스트,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합친 멀티 모달(multi modal) 인터페이스 형식의 명령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OpenAI가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3’를 정식 출시하면서 챗GPT를 통해 이미지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간 텍스트나 표, 그래프 형태로만 정보를 출력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미지로까지 표현 방식이 늘어난 것이다. 초거대 AI에 사람처럼 눈과 귀가 달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표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신한은행은 Open API 마켓에 금융권 최초로 ChatGPT(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를 활용한 API 개발지원, 코딩 오류체크 등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접목했으며 헬스케어, 프롭테크 등 분야의 327개 Open API를 제공한다.

 

이같은 AI 기술 발전이 일상생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현 기술 수준에서 현실화된 변화상은 이렇다. 챗GPT가 설치된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속 식재료를 촬영해 “이 재료들로 어떤 음식을 요리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몇 가지 요리 레시피를 추천받는 식이다.

 

이미지 인식 기능이 없을 때는 챗GPT에 일일이 재료를 텍스트로 기입해야 했는데 그것에 비하면 편리해진 방식이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때 적절한 설명과 해시태그를 추천받거나 이미지에서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챗GPT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최근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이 발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K-Beauty 열풍: 한국 화장품은 K-Beauty라는 브랜드 아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독특한 화장품 제형과 혁신적인 기술, 고품질 성분 덕분입니다.

 

1. 혁신적인 제품 개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단계 스킨케어 시스템, 에센스, 앰플, BB크림, CC크림 등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 글로벌 마케팅 전략: 많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삼아 전략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K-Pop 스타를 활용한 프로모션 등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3. 고객 맞춤형 서비스: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개인 맞춤형 화장품, 즉 각 개인의 피부 타입과 문제에 맞춘 제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4. 글로벌 유통망 확장: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글로벌 백화점, 현지 파트너십 등을 통해 제품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5.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도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과 친환경 포장 등 환경을 고려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 덕분에 한국 화장품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거대 AI가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양해진 점도 특기할 만하다.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하면 상품 디자인이나 보고서 작성, 다이어그램 제작도 간단히 할 수 있다. 당장 업무에 활용가능한 몇 글자 안 되는 명령으로 일종의 ‘디지털 목업(mockup)’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상당한 변화다. 이미 예술계나 디자인계에서 생존을 위한 인공지능(AI) 작품에 대해 거부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향후 초거대 AI가 방대한 정보를 이미지 뿐 아니라 소리와 영상으로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메시지의 호소력은 지금보다 강력해질 것이다. 이미 사용자와 AI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챗봇 토키(Talkie), AI로 생성한 자신의 디지털 페르소나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SNS 재피(Zappy) 서비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인적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인디 브랜드 중소기업에서 세계화와 지속적인 혁신 제품 출시, 생산능력 확대 등을 통해 K-Beauty 매출 상승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영욱 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공학부 산업디자인전공 교수

 

경성대학교 응용미술과, 한양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 시각브랜드패키지디자인 석사,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브랜드매니지먼트 MBA석사, 1987년~1994년 아모레퍼스픽 디자인개발본부, 1994년~2006년 LG생활건강 디자인센터, 2012년~2015년 한국디자인진흥원 수석연구원, 2015년~2017년 다건화장품 ODM사업부 본부장, 2019년~현재 엘에스화장품 본부장, 사업총괄, 상지대학교 외래교수, 장안대학교 산학협력교수, 브랜딩디자인 전문회사 NPS MBD 대표, 소상공전통시장공단 강사 * 활동사항 : 창업진흥원 평가위원 및 멘토, 한국벤처기업협회 평가위원 및 멘토, 한양여자대학교 창업단 초빙교수, 한국폴리텍대학 정수캠퍼스 화장품상품기획개발과정 화장품디자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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