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비타민 C는 오랫동안 면역력 향상과 감기 예방을 위한 영양소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피부과학과 화장품 연구가 진화하면서 이제 비타민C는 ‘동안 피부’를 위한 핵심 성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콜라겐 합성부터 피부 미백, 자외선 손상 회복까지 광범위한 역할을 하며 ‘먹는 비타민’에서 ‘바르는 성분’으로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C의 역사적 중요성부터 최신 피부과학 연구, 그리고 실질적인 활용법까지 통합적으로 조명한다.
# 콜라겐과 비타민C의 생화학적 연결고리
피부 속 진피층을 구성하는 콜라겐은 피부의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탄력과 볼륨을 부여하는 주요 단백질이다. 콜라겐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피부는 매끈하고 팽팽해 보인다.
하지만 콜라겐의 생성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섬유아세포(fibroblast)라는 세포가 세 가닥의 프로콜라겐 사슬을 정교하게 꼬아야 안정적인 콜라겐이 완성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비타민C다.
비타민C는 이 사슬에 수산기(-OH)를 붙이는 수산화 반응을 도와준다. 이 반응이 제대로 이뤄져야 세 가닥이 단단히 고정된 안정적 구조를 이룰 수 있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사슬이 꼬이지 않아 불량 콜라겐이 만들어지고 이는 체내에서 곧 분해되어 사라진다. 비타민C 없이는 콜라겐도 없다. 이것이 과학적 진실이다.
# 괴혈병: 비타민C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질병
비타민C의 중요성은 피부를 넘어 생존과도 직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괴혈병(scurvy)이다. 괴혈병은 주로 17~18세기 긴 항해를 떠났던 선원들에게 발병했으며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해 잇몸 출혈, 근육 약화, 상처 회복 지연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비타민C가 없으면 콜라겐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잇몸, 혈관, 근육 등 콜라겐 기반 조직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영국 해군 의사 제임스 린드가 라임 주스를 먹인 선원들이 괴혈병에서 회복되는 것을 관찰하면서 비타민 C의 역할이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라임은 영국 해군의 필수 보급품이 됐고 이로 인해 'Limey'라는 별명이 생겼다.
# 비타민C의 또 다른 역할: 피부를 보호하는 항산화 방패
비타민C는 콜라겐을 합성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콜라겐을 보호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피부는 매일 자외선(UV)에 노출되며 이는 유해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를 생성한다. ROS는 DNA, 세포막, 단백질을 공격하며 피부 노화와 콜라겐 분해를 촉진한다. 특히 MMP(matrix metalloproteinase)라는 효소를 활성화하여 피부 구조를 붕괴시킨다.
선크림은 자외선 차단에는 효과적이지만 ROS 생성까지는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다(약 55%). 따라서 내부 항산화 시스템이 중요하며 비타민C는 이 시스템에서 가장 강력한 역할을 한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피부에 비타민C를 바르면 자외선으로 인한 홍반은 52%, 세포 손상은 최대 60%까지 줄어든다.
# 미백과 색소침착 완화: 비타민 C의 또 하나의 얼굴
비타민C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라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해 멜라닌 색소 형성을 억제한다. 이 과정은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색소가 침착되는 것을 줄이는 데 기여하며 기미, 주근깨, 여드름 자국 등 다양한 피부톤 문제에 효과적이다.
또 비타민C는 염증성 색소침착(PIH)에도 작용한다. 피부에 염증이 발생하면 멜라닌 생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비타민C는 항염 작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 먹는 것 vs 바르는 것, 무엇이 더 효과적일까?
비타민C는 수용성 영양소로 몸 안에 축적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특히 고용량 섭취 시 흡수율은 감소한다. 비타민C 30~60mg을 섭취하면 흡수율은 70~90%다. 1000mg을 섭취하면 흡수율은 약 50%다.
따라서 먹는 것만으로는 피부에 충분한 비타민C를 공급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피부에 직접 도포하는 국소 적용(topical application)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진피층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다만, 비타민C는 불안정한 성분이기 때문에 산화되기 쉬운 순수 아스코르빈산 대신 다음과 같은 안정화 유도체가 많이 사용된다.
◆ MAP(Magnesium Ascorbyl Phosphate): 대표적인 안정형 유도체, 흡수 후 활성형으로 전환.
◆ Ascorbyl 6-palmitate: 지용성이며 항산화 작용이 뛰어남.
◆ Tetraisopalmitoyl Ascorbic Acid: 미백 효과와 흡수력이 우수함.
◆ Disodium Isostearyl Ascorbyl Phosphate: 피부 침투성이 우수함.
보타닉센스 제품에는 이같은 안정화된 비타민C 유도체가 포함되어 있으며 저자극적이면서도 고효율적인 미백·탄력 케어를 제공한다.
# 비타민C 섭취량에 대한 과학적 가이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권장량을 100mg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괴혈병 예방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를 위한 최적섭취량(optimal intake)은 더 높은 수치가 필요하다.
최적섭취량: 200~1000mg/일
상한섭취량: 2000mg/일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브로콜리, 시금치, 피망)와 과일(귤, 딸기, 레몬)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필요 시 보충제 형태로 500~1000mg/일를 추가하는 것이 피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 피부를 위한 전략, ‘이중 접근법’이 필요하다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의 촉매제, 피부 항산화 방패, 멜라닌 억제제로서 다방면에서 피부 건강을 지켜주는 핵심 요소이다. 그러나 단일 방식으로는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대적인 스킨케어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중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내부 섭취: 과일, 채소와 보충제를 통해 기초 공급
외부 도포: 안정화된 형태의 국소 적용 제품을 통해 직접 작용
비타민C가 포함된 제품을 고를 때는 단순 함량보다 어떤 형태의 비타민C인지와 피부 흡수율, 안정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MAP나 Tetra-C 같은 안정화 유도체는 민감성 피부에도 자극이 적고 효능이 오래 지속된다. 피부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비타민C 전략을 세워보자.
참고문헌:
● Ascorbic Acid (Vitamin C) as a Cosmeceutical to Increase Dermal Collagen for Skin Antiaging Purposes: Emerging Combination Therapies
● Sunscreen Enhancement of UV-Induced Reactive Oxygen Species in the Skin
● Topical Application of No-Ozone Cold Plasma in Combination with Vitamin C Reduced Skin Redness and Pigmentation of UV-Irradiated Mice
● Tyrosinase Inhibitors Naturally Present in Plants and Synthetic Modifications of These Natural Products as Anti-Melanogenic Agents: A Review
● Oral Intake of Low-Molecular-Weight Collagen Peptide Improves Hydration, Elasticity, and Wrinkling in Human Skin: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 What is the Optimum Intake of Vitamin C in Humans?
● Vitamin C—Sources, Physiological Role, Kinetics, Deficiency, Use, Toxicity, and Determination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1995~), (주)보타닉센스 대표이사(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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