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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칼럼] 쉬우나 어려운 화장품 창업, K-클린뷰티는 어떤가?

김기현 슬록(주) 대표이사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최근 몇 년간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폐업률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 없이도 창업이 가능한 환경은 누구에게나 기회지만, 동시에 수많은 경쟁자와의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치열한 시장에서 브랜드가 어떤‘가치’를 중심에 두고 출발하느냐는 생존과 직결된다.

 

화장품 창업자들이 주목해야 할 키워드인 ‘클린뷰티’를 중심으로, 화장품 창업시장의 현실과 기회를 짚어본다.

 

#화장품 창업, 쉬우나 어려운 길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뷰티 강국이다. 2024년 화장품 생산액은 17조5,42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에 달하며 세계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독일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 새 정부는 K-뷰티 산업을 ‘K-콘텐츠’로 분류하고,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판로 확대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기대가 크다.

 

하지만 숫자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현실이 보인다. 국내 책임판매업체 수는 2019년 1만 5707개 → 2024년 27,932개로 5년 사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3,500개 이상이 폐업 처리되며 전체 수는 오히려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등록은 많아졌지만, 실제로 살아남는 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OEM·ODM 인프라의 발전과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다양화 덕분에 화장품 창업이 ‘치킨집 창업보다 쉽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지만, 누구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브랜딩, 차별화, 품질 관리, 유통 전략 등 실무 전 과정의 완성도 없이는 시장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성공하는 스타트업, 실패하는 스타트업

 

최근 몇 년간 수많은 인디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했고, 일부는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조선미녀'는 쌀 등 한국적인 원료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컨셉과 국내 ODM 기술을 결합해 100여 개국에 진출했으며, '티르티르'는 인종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상품기획과 SNS 마케팅을 앞세워 단기간에 1천억 원대 브랜드로 도약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뾰족한 컨셉’과 ‘민첩함’에 있다. 명확한 타깃에 대한 이해, 브랜드 및 성분, 포뮬러에 대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시장 반응을 빠르게 흡수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핵심 요인이었다.

 

반면, 실패한 브랜드들은 대체로 유사 제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시장 검증 없이‘잘 만들었으니 잘 팔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유통망 확보의 어려움, 마케팅 부족, 브랜드 전략 부재, 자금난 등도 흔히 마주하는 문제들이다.

 

미투나 패스트팔로잉 전략으로 급하게 출시된 상품들은 한 번의 생산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시장에서 빠르게 잊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2024년에 생산실적을 보고한 화장품 책임판매업체가 전체 등록 업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 3976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성공확률을 높이는 창업, 실패 확률을 줄이는 창업

 

창업은 언제나 리스크를 동반하지만, 그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첫째, 브랜드의 출발점에서 '무엇을 중심 가치로 삼을 것인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둘째, 기획-개발-생산-인증-유통-마케팅의 제품 전주기에 걸쳐 실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 셋째, 단기 성과와 중장기 생존을 모두 고려한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클린뷰티'다

 

#화장품 창업, 클린뷰티에서 길을 찾다

 

클린뷰티는 단순히 친환경이나 비건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체에 해가 되는 성분을 배제하고, 제형, 포장재, 생산, 유통 등 제품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한 방식을 추구하는 철학이다. 이는 곧 브랜드가 고객에게 신뢰를 제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치 소비를 구매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여기에 환경 규제가 더해지면서 클린뷰티 시장은 고속 성장 중이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은 약 72억 달러에서2028년까지 15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 Statista)

 

특히 성분과 패키지를 넘어 제형과 사용법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워터리스 제형이나 스킵케어(Skip Care)의 철학이 담긴 올인원 제품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실용성과 환경적 효능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워터리스와 클린뷰티

 

2023년 전 세계 워터리스 화장품 시장 규모는 112억 3천만 달러로 평가되며, 2032년까지 198억 1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료: Fortune Business Insights). 워터리스 화장품은 말 그대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뜻한다. 물 대신 효능 성분의 함량을 늘릴 수 있고, 물이 안 들어가니 방부제나 첨가제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내용물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포장재를 작고 가볍게 설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제품 전주기에서 탄소배출량이 크게 줄어든다. 가볍고 휴대성이 뛰어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워터리스 시장은 더욱 매력적인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Beauty Kubes는 플라스틱 프리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며 설립된 고체 화장품 브랜드다. 1회 사용량 단위의 고체 큐브 형태로 샴푸, 바디워시, 페이스워시 등을 출시하고 있다. 전 제품은 비건이며 유해 성분을 배제한 처방을 채택하고 있다. 종이 포장과 100% 생분해 소재를 사용해 제품 사용 후 폐기물이 남지 않도록 설계했으며, 제로웨이스트샵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프랑스의 Perlucine은 브르타뉴 지역에서 수확한 굴껍질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파우더형 화장품 브랜드다. 대표 제품은 클렌징 파우더, 치약 파우더, 바디스크럽 파우더로 모두 자연 유래 성분만을 사용하며, 플라스틱 프리 포장으로 제작된다. 지역 생태계를 보존하면서도 친환경성과 피부 친화성을 모두 충족시킨 브랜드로, 프랑스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인지도를 확장 중이다.

 

 

이미 글로벌 브랜드 러쉬(LUSH)의 샴푸바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위와 같이 샴푸바보다도 부피를 더 줄이고, 효능 성분을 고농축한 새로운 워터리스 제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타블렛 형태의 샴푸, 파우더 형태의 샴푸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퍼포먼스에 강한 K-뷰티가 지속가능성을 갖춘 제품에 주목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더욱 큰 혁신과 성장이 기대된다.

 

#스킵케어와 클린뷰티

 

스킵케어(Skip Care) 트렌드는 몇 해 전부터 꾸준히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는 화장품 소비 방식이다. 다단계 루틴 대신 최소한의 기능성 제품만 사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간편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올인원 혹은 하이브리드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의 클린뷰티 브랜드 ILIA의 Super Serum Skin Tint는 세럼, 자외선차단제(SPF40), 파운데이션 기능을 하나로 담은 대표적인 올인원 제품이다. 출시 이후 미국 내에서 1천만 병 이상 판매되었으며, 2023년 기준으로 ILIA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브랜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스킵케어 트렌드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실질적인 매출 성과를 통해 시장성과 수요를 증명한 사례다.

 

세럼과 파운데이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히알루론산을 1% 함유해 피부에 자연스러운 커버력과 동시에 스킨케어 효과를 제공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론칭 직후 드럭스토어 틴티드세럼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세럼을 바른 듯한 파데’라는 입소문을 타며 스킵케어의 대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클린뷰티 제도 마련과 창업 전주기 지원

 

국내 시장은 지금까지 클린뷰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고, 인증 체계 역시 미비한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하지만 2025년, KTR과 산업계, 충청북도가 협력해 ‘글로벌 클린화장품 단체표준’을 제정하고, 이어서 인증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제 K-클린뷰티가 제도적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슬록이 운영하는 ‘클린뷰티 창업 전주기 지원서비스’는 이러한 흐름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클린뷰티 기준에 부합하는 브랜드 창업을 목표로, 제품 기획부터 원료, 패키지, 생산, 유통, 마케팅까지 전주기에 걸쳐 실무 중심의 멘토링을 제공한다. ‘지속가능성’, ‘책임’, ‘투명성’ 등 클린뷰티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다양하게 설계한다.

 

클린뷰티는 꼭 돈이 많이 드는 고비용 구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리사이클만이 정답은 아니며, 업사이클(리유즈)이나 리듀스 등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한다. 합리적인 비용, 부담없는 MOQ로도 충분히 클린뷰티 브랜드를 시작할 수 있다. 2024년 K-뷰티의 수출국이 172개국일 정도로 시장은 넓다. 특정 지역을 전문으로한 인플루언서 활동으로 두드러진 수출 성과를 창출하는 곳도 있다. 클린뷰티에 대해 처음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는 가치를 말한다

 

2024년 한 해에만 5,169개의 새로운 화장품책임판매업체가 생겨났다. 매일 수십 개의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하지만, 끝까지 살아남는 이름은 극소수다. 결국 브랜드란 단순한 상표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브랜드의 언어다. 소비자는 '무엇을 살까' 보다 '왜 이 브랜드를 사야 할까'를 먼저 묻는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제품을 만들기에 앞서 이 질문에 확실히 대답하여야 한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가치를 말하고 있는가? 그 이야기가 곧, 브랜드의 생존 전략이 된다.

 

 

김기현 슬록(주) 대표이사

 

클린뷰티 지속가능성 검증서비스&플랫폼 'K-서스테이너블' 운영

글로벌 클린화장품 단체 표준 기술위원 
ISO ESG 심사원

* 공저 ‘광고를 알아야 크게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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