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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선 교수의 뷰티 컬럼] 콜라겐은 흡수될까, 만들어야 할까? 진피 속 섬유아세포의 역할을 파헤치다

콜라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젊음’과 ‘탄력’이 떠오른다. 피부가 탱탱하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은 콜라겐이 풍부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 콜라겐은 우리 몸에서 가장 풍부한 단백질로, 피부뿐만 아니라 뼈, 근육, 혈관, 눈, 심지어 소화기관까지 다양한 조직의 구조를 지탱해주는 아주 중요한 단백질이다.

 

피부에서 콜라겐은 진피층의 80%를 구성하고 있고, ‘엘라스틴’이라는 탄력 단백질과 함께 피부의 유연성과 복원력을 책임진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가 손을 떼면 금세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건 진피층에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아주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콜라겐, 화장품에 넣어서 피부에 바르면 효과가 있을까?

 

 

# 콜라겐을 피부에 바르면 흡수될까?

콜라겐 화장품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피부 구조부터 잠깐 짚고 넘어가보자. 피부는 크게 표피, 진피, 피하지방층으로 나뉘는데, 이 중 진피층에 콜라겐 섬유가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만약 피부를 침대로 비유한다면, 표피는 매트리스의 겉 커버, 진피는 내부 스프링 구조에 해당한다. 스프링이 손상된 침대 위에 새 스프링을 그냥 얹는다고 해서 매트리스가 복원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콜라겐을 피부에 바른다고 해서 그것이 진피층에 도달해 피부 구조를 보강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피부는 장벽이다. 외부의 해로운 물질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모든 성분이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구조였다면, 유해균이나 독성물질도 손쉽게 체내로 들어와 건강을 위협했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피부 침투의 기준으로 ‘500달톤 법칙’을 제시했다. 분자량이 500달톤 이상이면 피부를 통과할 수 없다는 법칙이다. 하지만 콜라겐의 분자량은 무려 300,000달톤 이상. 심지어 분해해도 5,000달톤 수준이라 피부 침투에는 한참 부족하다.

 

그럼에도 콜라겐 크림을 바르면 피부가 부드러워지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보통 보습제나 유연제 성분 덕분이다. 실제 콜라겐이 흡수되어 피부 구조에 통합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더구나, 이렇게 큰 분자가 만약 피부를 뚫고 체내로 들어온다면 면역 시스템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결국 피부 겉에서 역할을 하는 보조 성분일 뿐, 진짜 해답은 피부 속에 있다.

 

 

# 콜라겐, 몸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질까?

피부 진피층 속에는 섬유아세포라는 아주 중요한 세포가 있다. 이 세포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직접 만들어내는 ‘단백질 합성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상처가 생기면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섬유아세포다. 손상된 부위를 메우기 위해 콜라겐 섬유를 빠르게 만들어 피부를 복원하려고 한다.

 

콜라겐의 합성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가장 먼저 섬유아세포 안에서 ‘알파체인’이라는 아미노산 사슬이 만들어진다. 이 알파체인 세 가닥이 꼬여서 머리카락처럼 땋은 ‘프로콜라겐’이 된다. 프로콜라겐은 세포 밖으로 이동한 뒤, 끝부분이 잘려나가면서 ‘트로포콜라겐’으로 변한다. 이 트로포콜라겐이 다시 여러 겹으로 정렬되어 ‘콜라겐 미세섬유’를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수십~수백만 달톤 크기의 콜라겐 섬유를 형성하게 된다.

 

이 섬유는 마치 철근처럼 단단하고, 피부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이러한 콜라겐 섬유는 외부에서 바른다고 해서 생겨나는 게 아니다. 내 피부 세포에서 직접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구조물이다.

 

# 나이가 들면 콜라겐은 점점 줄어든다

사람은 성장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 콜라겐의 생성 속도보다 분해 속도가 더 빨라진다. 통계적으로 매년 1%씩 콜라겐이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고, 80세가 되면 20세에 비해 콜라겐이 약 65%나 부족해진다. 이렇게 줄어든 콜라겐은 피부 탄력을 잃게 만들고, 주름이 생기거나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피부 노화는 유전의 영향을 3%만 받고, 나머지 97%는 생활 습관과 외부 환경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즉, 관리하기 나름이라는 이야기다.

 

# 콜라겐의 적, 자외선과 스트레스

콜라겐을 줄이는 주범은 바로 자외선과 스트레스다. 자외선은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MMP-1)의 생성을 촉진시키고,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콜라겐 공장을 정지시킨다.

 

실내 조명도 UVA 파장을 포함할 수 있고, 스트레스는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쌓인다. 즉, 단 하루도 콜라겐에 완전히 안전한 날은 없는 셈이다. 선크림을 바르고, 명상을 해도 완벽한 차단은 어렵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건, 이런 환경 속에서도 내 피부가 콜라겐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 콜라겐 합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는?

콜라겐이 튼튼한 구조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단백질뿐 아니라 다양한 보조 영양소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단연 핵심은 비타민 C다.

 

비타민 C는 알파체인을 프로콜라겐으로 연결해주는 효소들의 보조 인자 역할을 한다.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콜라겐이 제대로 땋이지 못하고 결국 약한 섬유가 만들어지거나, 아예 합성이 멈출 수 있다. 그래서 콜라겐과 관련된 모든 안티에이징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항상 비타민 C가 함께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피부 위가 아닌, 피부 속에서 콜라겐을 키워야 한다

피부 위에 바르는 콜라겐은 기능이 제한적이다. 진정한 효과를 위해서는 피부 속 섬유아세포가 건강하게 콜라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외선 차단,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비타민 C 섭취, 균형 잡힌 식사와 같은 생활 습관이야말로 젊은 피부를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 참고문헌

● J. D. & Meinardi, M. M. H. M. (2000). The 500 Dalton rule for the skin penetration of chemical compounds and drugs. Experimental Dermatology, 9(3), 165–169.

● J. et al. (2006). Changes in Collagen and Elastin in Human Skin as a Function of Age. Journal of Gerontology: Biological Sciences.

● G. M. et al. (1999). The Relative Contribution of Genetic and Environmental Factors to Skin Aging in a Cohort of Twins. International Journal of Cosmetic Science.

● G. J. et al. (1996). UV Radiation Induces Collagen Breakdown via Upregulation of Matrix Metalloproteinase-1.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 Y. et al. (2014). Psychological Stress and Skin Aging: The Role of Cortisol in Collagen Degradation. Experimental Dermatology.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1995년~현재), (주)보타닉센스 대표이사(2017년~현재),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2011년~현재),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2011년~현재),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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