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신동훈 기자] 화장품 업계는 늘 전속 모델에 민감하다. 예전 화장품 광고의 트랜드는 높은 인지도의 여배우를 선정해 몇 년이고 한 인물과 함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면 최근 트랜드는 아이돌들이 화장품 모델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지의 더페이스샾, 토니모리의 슈퍼주니어M·빅토리아, 소녀시대는 태연(네이처리퍼블릭), 제시카(바닐라코), IPKN(티파니), 유리(마몽드) 등 절반에 가까운 멤버가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최소 5년 많게는 15년간 화장품 모델을 하며 명성을 떨친 배우들도 많다. 모델 파워가 곧 구매,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화장품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화장품 시장은 유독 그런 성향이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화장품 장수 모델로서 화장품업계에 '신화'가 된 인물은 누가 있을까?
화장품 장수모델의 대표주자라면 단연 채시라를 뽑을 수 있다. 1991년 12월 코리아나 모델로 발탁돼 장장 15년동안 코리아나 화장품의 모델로 활약했다.
당시 주력 브랜드인 '아트피아'를 시작으로 기능성 한방화장품 '지인', 피부타입별 맞춤 화장품 '코리아나' 등 거의 모든 대표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었다. 채시라가 코리아나 화장품에서 찍은 광고만해도 60여편에 이른다.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누구나 알고 있는 멘트가 있다. 바로 "놓치지 않을거에요"를 말하던 김희애다. 김희애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SK-II 모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브랜드는 보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자 2008년 30대 모델 대표로 임수정을 함께 모델로 발탁해 꾸준히 모델로 활동 중이다. 짙은 색조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두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피부를 강조한다.
장기간 모델로 활약하면서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면 젊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는 것.
2000년대 가을동화로 한류스타의 반열에 오른 송혜교는 2008년부터 라네즈와 함께했다. 이미 송혜교는 그 전에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6년, 에뛰드 5년, 이니스프리에서 1년간 활약하며 화장품 모델로서 검증을 받았다.
작년에는 K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 장애인 역으로 연기하며 립스틱을 사용하는 장면을 연기해 제품이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류스타로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은 만큼 브랜드의 해외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이영애는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의 1991~2000년까지 총 9년 동안 화장품 모델을 하며 태평양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러다 지난 2006년 이후부터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모델을 맡아 지금까지 국내를 비롯한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길어야 5년인 모델 파워를 그 이상으로 보여주는 장수 모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과거 모델을 다시 기용하는 독특한 사례도 있다.
코스메 데코르테 모델 김남주는 2009년도 발탁 돼 활동했었다. 그러다 3년만인 2012년 다시 모델로 발탁되었고 2013년에 다시 계약을 연장해 눈길을 끈다.
김태희는 두 경쟁사 사이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LG생활건강의 오휘 모델로 활약한 이후 그 해 바로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얼굴로 활동해 오다 5년 만인 2011년부터 다시 오휘와 엘라스틴의 뮤즈로 돌아와 활동 중이다.
시즌마다 수시로 트렌드가 바뀌는 변화에 민감한 화장품 업계가 한 모델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인기와 피부가 좋고 대중에게 비춰지는 이미지 관리를 잘 하더라도 그들이 재계약을 연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업계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로 '각 브랜드별 화장품 모델 적격자의 부족'을 대표적으로 손꼽는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높은 인지도를 지녔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여배우 중 실제로 피부도 좋고 얼굴의 좌우 대칭이 잘 맞는 인물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드에서 진정으로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자 모델를 교체하면 어느새 그 모델은 타 경쟁사의 모델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A브랜드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던 모델이 계약 종료와 동시에 경쟁사 B브랜드와 계약을 하는 경우를 쉽사리 볼 수 있다. 화장품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모델은 돌고 돈다', '경쟁업체 모델 가로채기' 라는 말은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분위기 전환을 노리며 과감히 모델 교체를 시도했지만 실패할 경우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도 그 이유이다. 화장품 모델의 '몸값'이 천정부수로 높아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A급 모델은 5억원 이상, B급 모델은 2억원 이상이 통설이었지만 지금은 그 보다 훨씬 높아져 있다. 한 예로 더페이스샾의 김현중은 2년간 18억원 계약을 더샘의 이승기는 2년간 16억원 계약을 달성했었다.
이런 이유로 화장품 모델계의 여왕이라 불리는 고현정과 이영애의 몸값은 10억 이상을 호가하고 잘 나가는 화장품 모델들도 10억 가까이 받고 있다는게 통설이다.
또 아무리 화장품 모델을 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해도 화장품 업계는 중복 모델을 잘 쓰지 않는 특성도 장수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앞으로도 업계의 모델 스카웃 경쟁은 계속 과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모델을 보고 화장품을 사는 소비 형태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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