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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한일 무역분쟁] ② 원료까지 따져보는 '노노재팬', 화장품업계 일본산 원료 빼기 분주

불매운동 동참 소비자, 일본산 원료 없나 '현미경식 검색' 국산 원료 활성화 과제

 

[코스인코리아닷컴 박상현 기자] 일본 정부가 2차 경제보복 조치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절차 간소화국가)에서 제외하자 성난 한국 민심은 그야말로 마른 장작에 불이 붙은 것처럼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사실상 일본의 '무역전쟁' 선전포고에 한국 소비자들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맞서고 있다.

 

'노노 재팬(NoNoJapan)'으로 통칭되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의류 제품인 유니클로나 주류 제품인 아사히와 같은 일본 브랜드 제품 불매를 넘어 이제는 일본산 원료나 소재를 사용한 제품으로까지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비(非) 화장품 업계에서는 홍역을 치렀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의 경우 극소량의 일본산 쌀겨 추출물이 함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대상이 됐다. 청주 역시 일본산 브랜드는 물론 일본산 원료가 들어간 제품까지 타깃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식 음식점까지 마치 현미경 들여다보듯 일본산 사용 여부를 샅샅이 찾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이렇게 원재료까지 모두 따지기 시작하면 완전히 자유로운 기업이나 제품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한번 타오르기 시작한 여론은 쉽게 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원료와 성분까지 샅샅이 찾아보게 된 것은 스마트폰 앱으로 제품 바코드만 찍어도 성분과 원산지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숨기고 슬쩍 넘어가려는 '꼼수'가 통하지 않게 됐기 때문에 업체들도 '일본색(色)' 빼기에 여념이 없다.

 

화장품 업계는 불똥이 떨어졌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일본산 원료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그 반대로 일본산 원료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빠지면서 일본산 원료를 제대로 수입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성난 민심을 어떻게 피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일본산 원료 수입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 규모는 1억 3,490만 달러로 그 비중이 23.5%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여름철에 많이 사용하는 선크림 원료인 이산화티타늄 분말이다. 자칫 '노노 재팬' 운동이 일본산 화장품 원료에까지 미칠 경우 이산화티타늄 분말로 만들어진 선크림 제품도 그 타깃이 된다.

 

그러나 다행히도 몇몇 원료들은 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도 있다. 선크림 원료인 이산화티타늄 분말은 한국콜마가 개발한 징크옥사이드로 바꿔서 생산할 수 있다. 또 일본 제품인 SK-II 피테라 에센스에 들어가는 '피테라 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 역시 한국콜마에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코스맥스 역시 수입에 의존해 왔던 화장품 원료의 국산화를 연구하기 위한 '소재랩'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 8월부터 국내에서 발효되기 시작한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하기 위한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화학 원료가 아닌 생물학 원료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해외 자생원료를 사용할 경우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국내 고유 원료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규제 품목에서 화장품 원료가 들어가있지 않아 화이트리스트 배제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일본산 원료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리스크로 봐야 한다. 일부 원료는 국산화로 대체할 수 있지만 한정적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료 국산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어렵지만 이번 기회에 일본산 원료를 모두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당장은 연구개발비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겠지만 멀리 보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며, "화장품 개발 능력에 있어서는 일본과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충분히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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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한일무역분쟁  이산화티타늄  한국콜마  피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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