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오기석] 중국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던 분들도 있고 중국 사업에 대해 나름 소신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름대로 중국에서 인맥을 구축했을 것이고 남부럽지 않은 인맥풀을 확보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맥풀들이 과연 비즈니스 현장에서 얼마 만큼의 현실적인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중국 비즈니스 현장에서 우리는 인맥, 그것도 키 맨(keyman)들과의 어떠한 신뢰관계를 구축해갈 것인가가 가장 우선시되는 질문이 될것이다.
우리는 중국 직장인들이 어떠한 커리어를 계획 하고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어떠한 조직적인 환경에서 근무를 하는지를 알아야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아갈 수 있고 상부상조하는 상생의 신뢰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 중국 기업 근무시간에 대한 이해
중국의 직장 생태계의 발전은 굉장히 빠르다. 타오바오에서 솽스이가 시작된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중국을 만만디(慢慢的, 행동이 굼뜨 거나 일의 진척이 느림)라고 표현을 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나라로 인식해 왔다.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의 청년들이 저녁이 있는 삶, 워라벨을 주장하고 있을 때 중국의 청년들은 996, 007의 삶을 살고 있다.
996은 9시 출근, 9시 퇴근, 토요일 근무를 의미한다. 007은 0시 출근, 0시 퇴근, 일주일 내내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중국과 중국 시장을 상대로 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중국과 중국 시장을 마주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쑤닝 본사에서 해외지사 간부회의에 참석했을 때 쑤닝 CMO인 허우언룽이 이런 말을 했다. 솽스이 같은 S급 판촉행사 때 마침 토요일이었는데 공급사의 CEO가 유럽인이라 집에서 쉬고 있었다. 허우중 CMO가 그날 바로 전화를 해서 그 공급사와 관계를 끊었다고 한다. 우리는 전쟁인데 당신은 쉬고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은 말그대로 전쟁이다. 한해 동안 내내 실적 전쟁이다. 618이 끝나면 818, 818이 끝나면 솽스이 광군절을 준비해야 하고 광군절이 끝나면 솽단절을 준비해야 해서 한해가 정신없이 어어진다.
이에 비교해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느슨한 편이다. 우리는 중국 바이어들이 회신이 느리거나 대응이 느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일하는 환경과 시간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점심시간은 12시부터 2시이다. 참 여유있구나 생각할 텐데, 이는 야근을 대비 해서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국 시간으로 1시부터 3시 사이는 중국에서 쉬는 시간이기 때문에 절대로 터치해서는 안되는 시간이다. 그러면 중국에 연락해야 할 가장 좋은 시간은 언제인가? 바로 저녁식사가 끝난 7시 한국 시간으로 8시 이후 부터다. 8시부터 10시 사이 두시간은 하루 중 가장 자유롭고 소통을 위한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 한국 기업은 어떠한가? 이 시간은 가족, 친구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다. 이러한 차이들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것이 중국과 한국의 근무환경의 차이다.
# 중국 기업의 조직도에 대한 이해
우리가 중국 기업을 상대할 때 중국 기업의 직급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 중국에서는 부장이 한국의 주임급이다. 부장 다음 경리, 경리 다음 총감, 총감 다음 총경리, 그 다음 총재 등으로 기본적인 조직은 이렇게 구성이 되고 있고 내부적으로 등급도 있다.
쑤닝그룹의 경우에는 L로 시작하는 직급이 있는데 1이 가장 낮고 순차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예를 들면 총감도 5급부터 7급이 있다. 같은 총감이라도 등급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같은 팀에 총감이 2~3명 있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 등급이 높은 총감이 팀장을 맡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경우 P로 직급을 정의하는데 일반적으로 P6급이면 매니저(专家)로 불리는데 한국 기업과는 과장 · 차장급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이 또한 한국 기업의 직급체계와 Gap이 있는 부분이 이들의 연봉이 40~60만 위안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리바바의 어떤 부서들과 접촉을 하든지 그들 또한 최고 경영진의 방침을 집행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리바바의 전체적인 방향에 대한 이해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특히 그들의 언어로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효율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고 그들과의 신뢰관계를 더 빨리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알리바바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2명은 장융(张勇)과 쟝판(蒋凡)이다. 이 2명의 행보와 발언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징둥 같은 경우에는 류창둥(刘强东)과 현재 징둥상청의 CEO를 맡고 있는 쉬레이(徐雷)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고위직 임원들의 성장배경, 학력, 고향 등정보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 사실 고위직 임원들보다 실무진들과 많이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백그라운드를 알 수 있는 방법들은 뒷부분에서 설명한다.
# 중국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앱과 툴
여기서 말하고 싶은 앱은 인맥구축에 필요한 앱들이다. 처음 마이마이(脉脉) 같은 경우 대부분 IT 업종에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앱으로 여기에서 알리바바, 징둥, 카오라, 샤오미 등 많은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데 패키지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권한들이 다르다. 마이마이에서 특정 직원들의 학력이나 경력들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이핀(猎聘)은 구직사이트로 여기에서 채용공지 내용을 통해 특정 기업의 방향과 전략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구인계정으로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의 이력서를 확인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이방명함(亿邦名片)이라고 있는데 여기의 특징은 다수의 업계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수의 업종 단톡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뷰티 단톡방, 샤오훙수운영 단톡방, 위챗마케팅 단톡방 등 실제로 업무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구축되고 있고 일부 단톡 방에 입장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비용이 비싸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추측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근무환경, 조직도, 백그라운드와 그들의 진정한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접근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이들과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고 본다. 2021년도 다가고 이제 2022년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는 중에 있는데 우리가 보다 더 지피지기할 수 있는 전술을 통해 백전백승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오기석 티엔싱클라우드 서플라이체인코리아(주) 사장
(전) 중국 쑤닝그룹 한국총괄대표, Netease Korea Senior Director(경영지원), 투데이테크코리아(주) 대표이사 (한국사업총괄), 뉴리테일(주) 대표이사, 중국 TASLY 그룹 한국사무소 수석대표(한국사업총괄), 아라컨설팅 (주) 글로벌사업본부 수석컨설턴트(중국사업총괄), 상해 GJ컨설팅유한공사 서울사무소 수석대표(한국사업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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