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함서영] 중국 대륙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인은 본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의 '차이나 코스메틱 리포트'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번 연재 시리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현황과 이슈를 중국 화장품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낀 점을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공유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 것으로 실제 중국 시장 진출에 긴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반드시 타고 넘어 가야할 만리장성을 극복하는 지혜를 얻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중국의 6월은 상반기를 결산하는 ‘618’ 쇼핑축제가 열리는 시즌이어서 대형 유통 플랫폼은 2~3개월 전부터 기대와 준비로 분주하다. 여기에 올해는 더우인(抖音, dǒuyīn)과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를 중심으로 ‘520’ 프로모션이 진행돼 5월 중순부터 쇼핑축제는 시작되고 있다. 2023년의 ‘520’과 ‘618’ 쇼핑축제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중국 발렌타인데이 520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놓치지 않는 유통가에서는 올해 더우인(抖音, dǒuyīn)과 콰이쇼우(快手kuàishǒu)등 숏클립 플랫폼을 중심으로 ‘520 프로모션’이 등장했고 한국 브랜드 몇몇은 선전했다. 520, 5월 20일이 중국의 발렌타인데이로 된 것은 520우얼링(wŭèrlíng)이 사랑한다는 말 워아이니(我 爱你, wǒàinǐ) 발음과 비슷해서 연인사이에 암호로 사용하다 의미있는 날로 자리하게 됐다.
우리가 빨리빨리를 8282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티몰(T-mall, 天猫), 징둥(京东, jīngdōng)등 기존 유통 플랫폼들은 6월 쇼핑축제 ‘618’이 희석될까 우려해 대대적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으나 더우인(抖音, dǒuyīn)과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는 그 빈틈을 타서 520프로모션에 힘을 실었다. 그 성적표를 보면 더우인(抖音, dǒuyīn)에 서는 한국 브랜드 ‘후(Whoo)’가 매출 순위권에 들어갔고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에서는 한국 브랜드 ‘설화 수’가 아주 좋은 성적을 보였다.
더우인‘520’ 스킨케어 부문 브랜드 매출 순위
더우인(抖音dǒuyīn) 520 스킨케어 TOP 10 순위에는 L’OREAL, LAMER, SK-II, HR, CLARINS 등 글로벌 브랜드가 좋은 성과를 보였고 ‘후(Whoo)’도 7위를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한수(韩束, KANS)는 중국 로컬 브랜드이다. 자외선차단제 카테고리에서는 별 이변없이 Mistine, ANESSA, L’OREAL 등의 브랜드가 TOP10을 장식했고 한국 브랜드로 레시피RE : CIPE 브랜드가 7위를 차지하며 순위에 들었다.
콰이쇼우‘520’ 스킨케어 부문 브랜드 매출 순위
콰이쇼우(kuàishǒu)는 더우인(抖音, dǒuyīn)과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더우인(抖音, dǒuyīn)이 글로벌 브랜드의 파티였다면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는 로컬 브랜드가 순위권을 차지했다. 그 중 1위는 ‘설화수’. 오랜만에 중국 순위권에서 1위의 성과를 보니 진심으로 반가운 마음이다. ‘설화수’는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에서 스킨케어 브랜드 부문 외 선물세트 품목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콰이쇼우‘520’ 메이크업 부문 브랜드 매출 순위
즉, 브랜드와 상품목록 2가지에서 1위를 했다.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1위는 라오쓰어(烙色, L'ADORE COLORS) 중국 로컬 브랜드가 압도적인 성과를 보이며 돋보였고 한국 브랜드 ‘애경’은 ‘에이지20s 에센스 커버 팩트’의 인기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다. 더우인(抖音, dǒuyīn)과 콰이쇼우(快手, kuàishǒu) 는 동영상 숏클립 플랫폼으로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는데 이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 상반기 핫이슈 ‘618’ 쇼핑축제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상반기 가장 뜨거운 ‘618’ 쇼핑축제, 지난 몇 년간 팬데믹으로 쇼핑축제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올해는 지난 몇 년간의 부족함을 회복하려는 듯 플랫폼들이 역대 최대의 투자를 했는데 티몰의 경우 참여하는 셀러와 상품 규모가 지금까지 중 최대라고 한다.
티몰 ‘618’ 쇼핑축제 일정
618 프로모션에 참여한 상품이 6,000만개이고 신제품 수가 300만개에 이른다. 많은 유명 왕홍(网 红)들이 교체됐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왕홍(网红) 리자치(李佳琦)는 여전히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며 상반기를 결산하는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의 쇼핑을 자극한다. 소비자들도 5월부터 필요한 물건은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축제의 시작을 기다리기에 예약판매를 시작하는 날, 어느 브랜드 어떤 제품이 No.1에 오르는지 관심이 높다.
‘618’ 쇼핑축제 첫날 매출순위
화장품 구매가 가장 활발한 쇼핑플랫폼 티몰(T-mall, 天猫)은 이번 ‘618’ 쇼핑축제의 서막을 5월 26일 20:00에 열었고 23:59까지의 첫날 성적표를 27일에 발표했다. 화장품 매출액 순위에서 놀랍게도 유통가의 예측을 깨고 1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중국 로컬 브랜드 프로야(珀莱雅, PROYA)였다.
제품 사용방법의 차별화
2위는 로레알L’OREAL, 3위는 랑콤(LANCOME)이 차지했다. 티몰(T-mall, 天猫) 뿐 아니라 징둥(京东, jīngdōng)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프로야(珀莱雅, PROYA)는 전년 대비 매출이 12배 증가했다. 이번 ‘618’ 쇼핑축제의 오프닝에서 화장품 파티의 주인공은 단연 프로야(珀莱雅, PROYA)였다.
프로야 비타민C에센스 진공 드롭 포장
아쉽게도 놀라운 인기를 보였던 K-Beauty 브랜드는 20위권에 1개도 보이지 않았으며 중국 로컬 브랜드는 프로야(珀莱雅, PROYA를) 비롯해 커푸메이(复美, kěfùměi), 웨이눠나(薇诺娜, WINONA), 콰디(夸迪, QUADHA), 요시옌(优时颜, UNISKIN)등 5개 브랜드가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로컬 브랜드의 좋은 성과는 소비의 회복이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 이후 경제적 여건이 풍족하지 않으므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는 없으니 로컬 브랜드의 소비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갑을 닫고 소비 자체가 둔화된다면 시장의 어려움은 오래 지속될 것이지만 매스마켓의 작은 소비가 회복되고 있음은 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반가운 일이다. 프로야 브랜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같은 형태 다른 기능의 싱글에센스
이번 ‘618’ 쇼핑축제 오프닝에서 프로야(珀莱雅, PROYA)에 1위의 영광을 안겨준 제품은 어떤 제품일까? ‘아침C저녁A에센스(早C MORNING 晚A NIGHT)’세트, 아침에는 비타민C케어, 밤에는 비타민 A케어를 하는 에센스이다.
# 원 포인트 메시지 전달하라
2023년 ‘618’ 쇼핑축제의 오프닝에서 주인공이 된 프로야(珀莱雅, PROYA)의 아침C저녁A에센스(早C MORNING 晚A NIGHT)세트 제품은 한 제품에 하나의 기능을 강력하게 강조하고 있다. 복합적인 여러가지 효능으로 모든 피부 문제를 대응한다고 하기 보다 하나의 효과를 강하게 전달한다. 이것은 이번 ‘618’ 쇼핑축제에서 히트제품이 된 제품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수많은 세계의 브랜드가 경쟁을 하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각인될 수 있는 가장 심플하고 강력한 전략이다.
콰디 펩타이드 싱글에센스
같은 제품이지만 용량도 30mL/50mL로 소비자의 사용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마치 약처럼 사용하는 방법을 가이드해 기능적이고 효과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아침에 사용하는 비타민C 에센스는 산화 방지를 위해 진공 드롭 용기에 포장해 신선함을 번개와 같이 즉시 전달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618’ 쇼핑축제 오픈 TOP 20에 속한 로컬 브랜드 콰디(夸迪, QUADHA)의 전략도 비슷하다. 효능들을 달리했으나 형태가 비슷하기에 1회용 싱글에센스에 대한 각인이 강력하다. 펩타이드 싱글에센스, 멀티오일 싱글에센스, 콜라겐 싱글에센스, 히아루론산 싱글 에센스 등 컬러에 따른 기능의 라인업으로 피부 고민에 따라 약을 바르는 기분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가격 구성을 보아도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는 29.9 위안(약 5,600원)부터 1,386 위안(약 258,000원)까지 다양하게 펼쳐 놓아 작은 소비로 접근하기 좋도록 했다. 제품력에 자신감이 있다면 이렇게 사용 경험을 갖도록 해 소비자를 브랜드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티몰 ‘618’ 쇼핑축제 오픈 TOP 20를 차지한 요시옌(优时颜, UNISKIN) 브랜드도 ‘눈(Eye)’을 선택했고 ‘눈(Eye)’ 부위 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눈주위에 사용하는 눈가 전용 에센스와 아이크림, 아이 마스크팩을 강조한다. 제품의 디자인 또한 심플하지만 눈길이 머문다.
동그란 공모양의 용기는 시선을 잡고 브랜드를 깔끔하게 각인시킨다. 그저 단순한 것이 아니라 심플함의 미학으로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히 주목된다. 소비자들에게 수많은 제품 중에서 ‘아이케어(EyeCare)’는 요시옌(优时颜, UNISKIN)이라고 각인 시키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많은 종류의 제품이 넘쳐나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요시옌 아이케어
오래 전 중국 마스크팩 시장 점유율 1위를 장기간 유지했던 메이지(美即MG) 마스크팩 브랜드도 마스크팩 100여종 이상 구성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중국 마스크팩의 대표 브랜드가 됐고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높아지면서 2013년 글로벌그룹 로레알에 인수됐다. 존재감을 갖고 싶은가? 그렇다면 강력한 대표성을 유지하라.
메이지 마스크팩
이번 ‘618’ 쇼핑축제에서 TOP 20에 올라간 중국 로컬 브랜드를 살펴보면서 국뽕이라 부르는 궈차오(国潮, guócháo)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가 오래 전 치열하게 고민하고 발상의 전환을 가지며 제품을 개발했던 그 때처럼 많은 고민의 흔적들이 보였다.
특히 소비자들을 관찰하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제품의 셀링포인트를 콕집어 내는 시장지향적 제품에 박수를 보낸다. 팬데믹 기간과 팬데믹 이후의 제품 방향이 달라졌다. 팬데믹 기간에는 하지 못하는 ‘여행’이라는 컨셉을 활용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소비 만족을 이끌었다면 팬데믹 후 얇아진 지갑으로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가벼운 가격과 단순 명료한 컨셉, 기능 강조 제품들로 소비 만족을 주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제품 판매가격이 평균 1,000위안(한화 약 186,000원)정도인데 이번에 히트 제품으로 등장한 로컬 브랜드의 제품 판매가격은 평균 200~400위안(한화 약 37,000~75,000원)이다. 중국 매스마켓 화장품시장에서 ‘나를 위한 작은 사치’의 가격 경계선이 이 정도인 것같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가격 포지셔닝에 참고해 매력적인 접점을 만들어 보자.
이번 호를 끝으로 ‘차이나 리포트’는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을 갖게 됐다. 중국이 아닌 새로운 시장의 생생한 리포트가 연재될 예정이며 그동안 중국 현지의 동향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던 만큼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독자들에게 이 글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 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
나비끄(주) 대표이사, 아이큐어(주) 화장품사업본부장(상무)을 지냈다. 네슈라, 셀랩, 김정문알로에, 한국화장품에 근무하면서 화장품 상품개발과 마케팅 분야에서 35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대전대학교 등 화장품 관련 학과의 강의도 하고 있으며 코스인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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