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2024년 화장품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과 국내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올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인디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를 넓히면서 화장품 수출은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신흥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뷰티테크 기술 혁신,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전략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EU, 미국, 중국 등 화장품 수출 주요국의 글로벌 화장품 규제 강화도 큰 이슈가 되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정부에서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코스인은 올해 업계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한 10대 뉴스를 통해 화장품 시장의 흐름을 짚어봤다.
[2024 송년특집] 코스인 선정 2024년 화장품 10대 뉴스는?
1. 화장품 수출 100억달러 돌파, 글로벌 시대 ‘활짝’
2. 뷰티테크와 AI, AR, VR, 빅데이터 기술 결합 "K-뷰티 혁신 바람"
3. “글로벌 K-뷰티 영토 넓힌다” 유럽, 중동, 대양주, 중남미 등 신흥시장 확장 가속화
4. 인디 브랜드 전성시대, K-뷰티 이끄는 새로운 주역으로 ‘우뚝’
5.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 글로벌 규제 강화 적극 대응
6. Z세대 겨냥한 ‘플랫폼형 화장품’ 인기
7. 성장가도 달리는 ODM 기업 '생산능력 강화, 글로벌 진출 확대' 본격화
8. 다이소, 편의점 등 '잘파세대' 공략 초저가 화장품 '가격 혁명' 재점화
9. ‘지속가능한 뷰티’ 화장품 시장 대세 부상
10. EU,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화장품 규제 강화 대응
1. 화장품 수출 100억달러 돌파, 글로벌 시대 ‘활짝’
올 한해 가장 핫한 이슈는 화장품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화장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총 93억 3,200만 달러로 올해 사상 첫 ‘화장품 수출 1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보건산업 수출 2024년 동향 및 2025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20.2% 증가한 101억 7,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화장품은 스킨케어 기술력, 자연 유래 성분, 한류(K-팝, K-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중국, 동남아시아, 북미 시장에서 스킨케어와 더마코스메틱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며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화장품의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에 더해 글로벌 뷰티 플랫폼과 SNS(틱톡, 인스타그램 등)로 K-뷰티가 글로벌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K-뷰티 제품군의 다양화와 AI 피부 분석과 AR/VR을 활용한 신기술 적용, 신시장 개척, 글로벌 규제 변화 등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경우 화장품 수출 성장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중심의 소비 환경이 급격히 확대된 상황에서 비건 및 클린 뷰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식물성 원료를 많이 사용하는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K-팝 아티스트 및 인플루언서를 통해 해외 MZ세대의 한국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등이 K-뷰티의 인기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2. 뷰티테크와 AI, AR, VR, 빅데이터 기술 결합 "K-뷰티 혁신 바람"
뷰티테크(Beauty tech)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기술의 결합은 뷰티 산업에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AI(인공지능), AR, VR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트라이 온(Virtual try-ons), 버추얼 메이크업 필터(Virtual makeup filters), AI 기반의 피부와 모발 분석, 웨어러블 디바이스, 3D 프린팅 메이크업, 스마트 미러, 뷰티 메타버스, 버추얼 뷰티 상담 등 뷰티 테크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이자 스타트업 육성 전문기관인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Draper Startup House, DSH)와 협력해 국내외 뷰티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는 지난 11월 인공지능(AI) 기반 뷰티테크 스타트업 아트랩(ART Lab)을 인수했다.
지난 2019년 설립된 아트랩은 시각적(Vision) AI 기반 피부 진단과 맞춤형 화장품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유수의 병원 피부과와 협력해 피부 평가와 30종 이상의 피부 질환을 감별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AI와 LLM(거대 언어 모델)을 이용해 뷰티상담 AI 챗봇 ‘스킨챗’을 개발했다.
코스맥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연구개발과 생산 등 사업 전 분야에 걸쳐 AI와 로봇 기술을 이용한 혁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도 K-뷰티 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부터 CES에 참가한 이래 ▲3D 프린팅 마스크팩 제조 기술 ▲립 팩토리 바이 컬러 테일러 ▲포뮬라리티 토너 패드 메이커 ▲마인드링크드 배스봇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 ▲톤워크 ▲코스메칩 ▲립큐어빔을 선보이며 6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번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신제품으로 혁신상 수상을 노리고 있으며 한국콜마, 에이피알 등도 CES 2025에 참가한다.
뷰티테크는 AI, AR, VR, 빅데이터, IoT와 결합해 신제품 개발과 함께 소비자 경험을 더욱 혁신하고 있다. K-뷰티가 이러한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첨단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3. “글로벌 K-뷰티 영토 넓힌다” 유럽, 중동, 대양주, 중남미 등 신흥시장 확장 가속화
한국 화장품이 기존 주력 시장인 중국과 일본을 넘어 동남아시아, 중동, 북미 등 새로운 시장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동 시장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은 K-뷰티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시장이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산업 수출 2024년 동향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적 기준 화장품 수출 지역은 중국 21억 3,000만 달러(-10.4%), 미국 15억 8,000만 달러(+62.2%), 일본 8억 5,000만 달러(+27.9%), 홍콩 4억 5,000만 달러(+7.0%) 등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중국 수출 비중은 매년 하락하고 있는 반면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K-뷰티는 트렌디한 이미지와 자연친화적인 성분이 강조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 공략한 한국 인디, 중저가 화장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수출국가는 상위 5개 국가 이외에 러시아,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영국, 아랍에미리트연합, 인도네시아, 캐나다, 카자흐스탄, 호주, 네덜란드, 필리핀, 키르기스스타 등 유럽, 중동, 대양주, 중남미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4월 ‘K-뷰티 수출 현황 및 신규 유망시장’ 보고서를 통해 국내 화장품 시장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딛고 미국, 일본, 베트남 등으로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한 가운데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태국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화장품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 신규 시장의 개척이 필요하다며 ▲화장품에 대한 수입 수요 ▲한국에 대한 관심도 ▲시장 잠재력을 고려해 올해 주목해야 할 화장품 수출 유망시장으로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태국 등 4개국을 유력한 지역으로 제시했다.
해당 국가는 팬데믹 기간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한류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뷰티, 패션, 한식 등 관련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 현지화된 제품 출시, 그리고 더마코스메틱과 프리미엄 스킨케어 제품의 인기 상승은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 지속가능한 포장재, 친환경 비건 제품,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윤리적 경영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는데 핵심 포인트로 거론된다.
한편, 화장품 수출국가의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인허가 취득 지원 등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4. 인디 브랜드 전성시대, K-뷰티 이끄는 새로운 주역으로 ‘우뚝’
소규모 화장품 브랜드인 인디 브랜드가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를 이끄는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품에 파고 드는 K-뷰티의 제2의 전성기는 인디 브랜드들이 만들어 내고 있다.
인디 뷰티에서 ‘인디(Indie)’는 ’independent(독립)’의 준말로 독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디 영화나 인디 음악처럼 인디 뷰티는 설립자의 독립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컨셉을 지켜가는 브랜드를 의미한다. 즉, 브랜드가 명확한 신념과 가치를 가지고 있고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며 SNS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곳이 인디 브랜드로 정의된다.
코로나19 이후 소비가 둔화되며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좋은 ‘가성비’ 중소 뷰티 브랜드들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화장품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과 Z세대를 중심으로 인디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졌다.
K-뷰티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인디 브랜드는 조선미녀를 비롯해 코스알엑스, 마녀공장, 고운세상코스메틱 등이다. 또 비모뉴먼트가 전개 중인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 바람인터내셔날의 럭셔리 비건 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 스킨케어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컨템포러리 뷰티 브랜드 ‘헉슬리’,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롬앤’,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 ‘라카’, 클린뷰티 브랜드 ‘아비브’와 ‘아누아’ 등이 자신만의 특색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들의 성과는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중소기업 수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2.3%)한 가운데서도 화장품 수출은 두자릿수(+20.2%) 증가세를 나타내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20.2% 늘어난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으로 수출이 감소(-14.4%)했으나 미국(47.2%), 일본(12.9%), 베트남(28.6%) 등으로 수출국이 다변화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대형 브랜드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와 차별성을 가진 인디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환경, 윤리, 건강 등 가치 중심 소비가 강화되면서 소규모 브랜드의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 전략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인디 브랜드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빠르게 영역을 넓혔다. 특히 맞춤형 제품과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인디 브랜드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 덕분에 친환경 패키지, 비건 인증, 크루얼티 프리 제품을 도입하며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독창적이고 트렌디한 제품 개발을 통해 대형 브랜드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는 가성비 제품들을 기반 삼아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요를 늘려나가고 있다. 일회적인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제품력으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입지가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 트렌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 글로벌 규제 강화 적극 대응
올해 화장품 업계에서 제도적 측면의 가장 큰 이슈는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의 도입이다. 최근 각국에서는 화장품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안전성 평가를 필수화하고 있다.
‘화장품 안전성 평가’는 화장품이 인체에 안전함을 입증하기 위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안전성 평가를 실시해 평가 보고서를 작성, 보관하도록 하는 제도로 미국, 중국,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도입, 운영하고 있다.
K-뷰티도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국내 화장품의 안전성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강화된 안전성 평가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를 오는 2028년부터 업계 규모와 품목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2031년부터는 전체 업체와 품목으로 범위를 전면 확대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제도 도입을 추진왔으며 업계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는 ▲화장품 판매 전 안전함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의 작성과 보관 ▲자격을 갖춘 평가자(가칭 안전성 평가사)의 검토와 승인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최소 요건(규정으로 정함)과 세부 요건(고시·가이드라인) 안내 ▲안전성 평가 의무화 사항 마련 ▲안전성 평가자에 대한 자격 설정 등의 방향으로 도입된다.
고지훈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은 “안전성 평가제 도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라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아니라 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6. Z세대 겨냥한 ‘플랫폼형 화장품’ 인기
SNS와 메타버스에서의 뷰티 브랜드 마케팅 강화, 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플랫폼형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제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브랜드보다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며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접하고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를 반영한 플랫폼형 화장품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피부 상태와 취향을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을 제공한다. 온라인 뷰티 플랫폼에서 제품을 비교하거나 가상 메이크업을 체험한 후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한다.
SNS 플랫폼에서의 짧은 영상(숏폼)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것이 Z세대 사이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가상 메이크업 체험, 커뮤니티 기반의 플랫폼 등은 새로운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각자의 피부 색상에 최적화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총 600가지 옵션으로 제공하는 AI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를 선보였고 인공지능 뷰티 플랫폼 레몬뷰는 가상 메이크업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메이크업 브랜드 fwee(퓌)는 미국 LA와 뉴욕에서 첫 트럭 팝업 행사 일정에 맞춰 틱톡 플랫폼에 퓌 립앤치크 블러리 푸딩팟 30가지 컬러를 가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필터를 배포해 높은 관심을 얻었다.
7. 성장가도 달리는 ODM 기업 '생산능력 강화, 글로벌 진출 확대' 본격화
올해 화장품 ODM 기업들이 K-뷰티의 글로벌 인기와 더불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뷰티는 뛰어난 품질과 트렌드 주도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ODM 기업들은 이러한 K-뷰티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많은 브랜드들이 자체 생산시설을 운영하기보다 ODM 업체에 제조를 맡겨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취하면서 ODM 기업들이 도약이 본격화됐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부터 인디 브랜드사의 수출 물량을 책임지는 국내 법인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ODM 기업들은 생산능력(CAPA) 강화, R&D 투자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11월 화장품 신제품 출시 기간을 최대 6개월 단축하는 ‘패키지드 프로덕트 서비스’(Packaged Product Service, PPS)를 본격 가동해 제품 개발과 출시 속도를 높여 K-뷰티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코스맥스는 탄탄한 연구 기술력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 직간접 수출을 통해 K-뷰티 세계화에 일조한 공을 인정받았다.
코스맥스는 전 세계 1,000여 명에 달하는 화장품 연구, 인력을 통해 연간 8,000개 이상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5개국, 19개 공장에서 생산돼 세계 각지로 공급되고 있다. 연간 생산 가능 수량은 세계 최대인 29억 개에 달한다.
이처럼 ODM 기업들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더마코스메틱, 프리미엄 스킨케어 제품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화 전략과 다국적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생산 허브를 설립하고,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생산과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며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8. 다이소, 편의점 등 '잘파세대' 공략 초저가 화장품 '가격 혁명' 재점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 뷰티’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다이소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낮추면서도 기본적인 품질을 유지하는 제품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5,000원 이하의 가성비 소용량 제품을 앞세워 ‘다이소 화장품’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잘파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편의점들도 잇따라 가성비 화장품 출시를 강화하며 올 한해 화장품 판매채널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특히 화장품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별도로 출시하면서 초저가 화장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다이소에 입점한 주요 브랜드가 50여 개에 달하는 등 전국 1,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다이소가 올리브영을 대적한 새로운 소매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Z세대를 겨냥한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 편의점들도 적극적으로 뛰어 들면서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마트24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뷰티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화장품 3종을 각각 7,900원에 선보였다. CU는 라이프스타일 코스메틱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3종을 출시했다. 각 상품은 본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용량을 본품 대비 3분의 1 이상 줄이는 대신 가격은 3,000원으로 낮췄다.
GS25는 편의점 뷰티 제품 구매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듀이트리, 메디힐 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제품력에 초점을 둔 화장품을 선보였다.
다이소와 편의점이 가성비 화장품 판매 나선 것은 잘파세대 사이에서 주된 쇼핑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화장품의 구매 빈도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Z세대는 가격 대비 높은 가치를 선호하며 초저가 화장품은 첫 화장품 경험을 위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잘파세대의 가성비 뷰티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온라인 위주로 판매를 진행하던 중소 협력사를 발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중소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가성비 있는 뷰티 상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인해 품질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수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품질보증과 인증, 유사 제품 난립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9. ‘지속가능한 뷰티’ 화장품 시장 대세 부상
친환경 포장재와 비건 뷰티 등 ‘지속 가능한 뷰티’가 글로벌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리필 스테이션이나 종이 기반 포장재 등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 브랜드들이 각광받고 있다. 또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이 필수 요소가 되면서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비건 인증이나 PETA 인증 제품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클린뷰티’를 표방하는 브랜드들은 비건 인증,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 친환경 포장재를 강조하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데 ‘진심’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도 화장품 용기수거 캠페인 아모레리사이클(AMORE:CYCLE)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사회 전반 확산을 목표로 하는 정부-산업계 간 협력체계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이니셔티브’에도 참여했다.
한국콜마는 펄프, 제지, 신소재 종합기업 ‘무림’과 손잡고 친환경 마스크팩 종이파우치(용기)를 개발했다. 이 마스크팩 종이파우치는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던 기존 용기와 달리 종이로 분리배출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코스맥스는 오는 2030년까지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기존 제품의 생산을 모두 중단하고 원료 역시 단종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윤리적 경영, 소비자 투명성이 지속가능한 뷰티의 핵심이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트렌드를 반영해 차별화된 혁신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0. EU,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화장품 규제 강화 대응
글로벌 시장에서 화장품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화장품 제도 강화의 키워드는 ‘안전성’이다. 미국, 유럽(EU),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국가들이 화장품 안정성, 품질 관리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이에 맞춘 대응이 필요해졌다.
이같은 글로벌 화장품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정부도 규제 당국간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식약처는 지난 10월 ‘2024 원아시아 화장품 뷰티 포럼’을 개최하고 태국,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중국, 인도네시아, 한국, 필리핀, 미국, 일본, 콜롬비아 등 아시아 10개국과 국가 간 화장품 규제 협력 채널을 지속적으로 발전, 확대하기로 합의해 글로벌 규제장벽을 완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7월 1일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dernization of Cosmetics Regulation Act, MoCRA)을 발효했다. MoCRA는 화장품 안전과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에 대한 의무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화장품의 안전성 문제를 각 기업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겼지만 이제는 FDA가 직접 관여하며 승인을 받지 못한 화장품은 판매가 제한된다.
FDA는 화장품 제조업체를 위한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s)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제조업체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 FDA는 안전하지 않은 화장품에 대해 자발적 또는 강제 리콜을 요구할 수 있으며 특정 화장품에 대해 추가적인 안전성, 라벨링 요건을 적용할 수 있다.
MoCRA 시행은 올해까지 제조시설과 제품 목록을 등록하고 내년부터 GMP 시행과 안전성 자료 준비 의무화가 진행된다. 2026년 이후부터는 전면 시행과 함께 추가 규정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지난 4월 29일 ‘화장품검사관리방법’을 발표해 11월 1일부터 시행에 나섰다. 화장품검사관리방법은 화장품 안전사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EU,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규제를 반영해 글로벌 수준의 규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화장품 품질과 안전성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규정이다.
NMPA는 화장품 검사 업무에 대한 관할 부서, 검사 유형과 방식, 요구사항, 절차 등을 세분화해 명확히 규정했다. 검사 유형은 허가검사, 정기적 일반검사, 유인(원인)검사, 기타 검사로 구분되며 각 유형별 실시 내용을 상세히 규정했다. 사전 통보와 불시 점검 방식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검사 후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은 즉시 시정 또는 시장에서 회수 조치 한다. 반복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 등록 또는 허가 취소도 가능하다.
한국산 수출 화장품의 경우 중국 내에 소재한 경내책임인과 제품을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사업자가 사전 통보 점검과 불시 점검의 주요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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