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최영재 기자] 국내 화장품 산업은 최근 5년간 생산 11.9%, 수출 23.3%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9월 화장품 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화장품 산업을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규정했다.
특히 화장품 원료 시장은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 발생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화장품 제조에 쓰인 생물자원 원료 중 국산 원료는 22%대에 불과해 원료의 7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만큼 원료 시장 개척의 여지가 남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화장품 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보면 오는 2020년까지 R&D 투자 비율을 생산규모 대비 약 4% 수준으로 확대를 유도하고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나선다는 방침이다.
K-뷰티 성장 동력은 화장품 원료산업
화장품 업계는 K-뷰티의 전 세계적 열풍의 원동력으로 국내 화장품 원료 소재 기술력을 꼽고 있다.
2013년 국내 화장품 원료 시장은 약 8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전체 생산액 7조1226억원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국내 화장품 원료는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기능성 소재 개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됐다.
▲ 바이오랜드 오송 공장 전경. |
업계는 지난해 화장품 원료 전문업체인 바이오랜드의 1000만달러 수출탑 달성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국내 화장품 제조에 사용됐던 원료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했지만 지금은 국내 원료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화장품 원료 전문업체는 화장품 제조판매사와 유통사의 수익률과 비교해도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원료 개발 시 초기 R&D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되지만 유통사의 광고판촉비, 제조사의 설비와 인건비 투자 등에 대한 비용발생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오랜드와 대봉엘에스 등 국내 화장품 원료업체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 등의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위 : 백만원)
▲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바이오랜드는 2013년 3분기 기준으로 매출액 523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 당기순이익은 75억원으로 나타나 영업이익률은 17.6%, 순이익률은 14.3%를 기록했다. 대봉엘에스는 2013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4%, 순이익률은 12.1%를 기록했다.
특히 대봉엘에스의 경우 2012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5억원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6.34%, 6.66%를 나타내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2012년 대비 약 2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에이씨티의 경우 2012년 기준으로 매출 177억원에 영업이익 52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해 29.3%의 영업이익률과 28.2%의 순이익률을 기록했다.
원료 안전성, 천연유래 소재, 안티에이징 소재 주목
최근 안전성 요구의 증대로 화학물질보다 식물에서 유래한 천연 유기농 원료와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추출물을 포함한 화장품 원료에 대한 특허 중 천연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전체 화장품 특허에서 천연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원료 기술력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원료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재 제주도의 천연 자원이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제주도는 동식물과 해양생물종 등 약 8000여종의 천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랜드와 바이오스펙트럼, 콧데와 유씨엘 등이 제주산 천연 원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화장품원료집(ICID)에 제주산 천연소재가 400여개 정도 등재돼 있는 등 제주도는 국내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천연 소재 개발 성과가 이뤄지고 있다.
▲ 자료 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원료 신소재 키워드를 안전성과 천연유래 소재, 안티에이징 관련 기술로 보고 있다.
매년 새로운 콘셉과 기능성 효과의 증대 등 차별화된 화장품 원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가네보화장품이 일으킨 백반증 사건을 통해서 화장품 원료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고 이에 안전한 원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늘고 있다.
천연유래 추출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랜드 이옥섭 부회장은 “천연물에서 추출하고 정제하는 방법, 천연물의 복합 효과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복합체를 만들어 안정성을 높이고 이용가치를 향상시키는 방법들에 대한 연구 등이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원료의 개발보다 안전성 등의 문제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분들을 재조합하거나 유도체 등을 개발해 사용 가치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찬구 수석연구원은 “국내 안티에이징 시장은 약 11.9조원 규모로 연평균 10.1%씩 성장하고 있으며 이중 약 75%를 화장품 소비재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고령화 시대 도래, 삶의 질 증가, 바이오 기술혁신이 안티에이징 산업으로 확장돼 활성화 화장품, 유전자 활성화 화장품 등 첨단 소재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원료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각 지자체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미성숙 잣 구과를 이용한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성공했다. 미성숙 잣 구과에서 추출한 물질은 기존 화학물보다 3배의 주름개선 효과, 2배의 염증 억제 효과가 입증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9월 개최된 대한민국 뷰티 박람회에서 천연물 재료인 미성숙 잣 구과의 저렴한 가격에 대한 생산비 절감효과를 인정받아 36개 관련 업체와의 상담을 추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식품경영연구소는 농산 부산물에서 기능성 물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최근 수확 후 버려지는 딸기 식물체를 이용한 기능성 미백 천연화장품 개발에 성공해 특허를 출원했다.
최근 지자체들이 충북 오송과 일산 킨텍스, 대구 엑스코 등지에서 대규모의 뷰티 박람회를 개최해 화장품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지자체가 주도하는 화장품 원료 개발 육성 사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