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뽕나무과인 삼(麻)의 줄기 껍질에서 채취하는 헴프섬유는 장점이 매우 많은 섬유이다. 내구성과 통풍기능이 우수해 최근 독일자동차 브랜드 BMW, Mercedez Benz 등에서도 헴프섬유를 이용한 압축포를 자동차 내장제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항균성과 소취(악취를 없애는) 성능을 필요로 하는 마스크, 여성용 위생용품, 아기용 기저귀 등의 소재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섬유인 면(綿)과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열 전달력이 우수하고, 염색이 용이하며, 곰팡이에 강하고, 자외선 차단 기능과 천연 항균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농약 없이 재배하기 쉬운 장점도 있다.
임형규 박사에 따르면, 헴프섬유는 면에 비해 재배에 필요한 물 사용량이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지구의 사막화 등 환경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적합한 작물인 것이다. 살충제 사용량 또한 면섬유를 재배할 때 보다 1/4 정도로 적다. 재배기간 또한 짧아서 면화보다 동일면적 대비 2배 또는 2.5배 이상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황폐해가는 지구의 토양과 수질을 지키는 친환경적 섬유로 각광을 받고 있다.
헴프섬유는 기능성 면에서도 우수하다. 면섬유로 만든 의류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서지고 점차 분해되지만 헴프섬유는 반복 세탁에도 잘 파손되지 않는 우수한 내구성을 가진다. 또 항균성이 높아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고 균의 번식도 막아 악취가 거의 없다.
면섬유는 염색을 하지 않으면 베이지색과 같은 색상을 띠기 때문에 대부분 화학적 방법으로 염색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헴프섬유는 염색을 하지 않고도 다양한 색상으로 나타낼 수 있다.
헴프 줄기 껍질을 소재로 헴프섬유를 생산하기 위해선 정련과정이 필요하다. 정련은 헴프섬유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제외한 팩틴, 리그닌, 왁스층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불순물은 헴프섬유의 염색효과 등 가공성과 섬유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대 삼베 생산지역인 안동에서는 친환경적 생냉이 정련방식으로 안동포를 생산한다. 겉껍질을 벗긴 후 속껍질을 이용해 소위 양잿물로 알려진 가성소오다 등 알칼리성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익냉이 방식이 아닌 ‘생냉이’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 안동포이다.
이러한 방식은 타지역에서 생산한 삼베(주로 익냉이 방식)보다 색깔이 노랗고 결이 고운 장점이 있다. 삼톱으로 겉껍질을 훑어내는 생냉이 방식으로 생산된 삼베의 표준 수분율은 12%를 유지하며 총 섬유무게의 30%까지 수분을 내포할 수 있고 물속에서도 썩지 않는 내구성을 지닌다.
특히 안동포는 속껍질(인피)로 만들어 지기 때문에 직조의 짜임새가 정교하고 발이 고울 뿐 아니라 부드럽다.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정련방식도 최근 각광받는 생산방식 중 하나이다. 안동지역 소재 제이헴프코리아 (주)(대표 노중균)가 보유한 등록특허가 미생물을 이용한 정련방식인데, 안동에서 개발되어 생산, 판매되는 ‘에스떼 깔마’ 제품이 바로 이러한 미생물을 이용한 정련방식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안동은 그야말로 대마의 도시이다. 기후와 토질 등 지역의 자연적 특성이 대마 재배에 매우 적합하며 제직 기술이 우수하여 안동포는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회장 손병선)가 국가무형문화재 140호로 그리고 안동포짜기(조합장 임대식)는 경북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안동시는 대마를 활용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에는 안동시가 경북바이오 2차 일반산업단지 내에 섬유소재 연구원인 다이텍(DYETEC) 안동분원으로 ‘한국친환경융합소재센터’를 건립 중에 있다. 총면적 27,160㎡에 지상 3층의 연구사무동과 지상 1층의 연구공장 3동을 2022년 6월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건립비용만 293억 원이 투입된다. 친환경 원료인 헴프를 활용해 고부가가치·고성능 신소재와 복합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시설이다.
헴프섬유의 가장 큰 장점은 잠재력이다. 산업화를 위한 성장 가능성이 크고 고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소재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인체에 무해하고 재배생산 시 친환경적이기까지 한 천연섬유인 헴프섬유의 수요가 점점 커지는 이때 안동시가 한국 헴프섬유 산업의 메카가 되고 있는 소식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손광영 안동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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