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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화장품 마케팅 전략 (7)] 포지셔닝 전략

잠재고객 마인드 속에 브랜드 가치 콕 집어 심어주는 행위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신윤창] 국내 LG전자와 피어리스,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 세라젬H&B, 종근당건강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바탕으로 화장품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과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국내외적인 많은 변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어려운 결단을 몇번이고 내려야 하는 시점에서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치가 화장품 마케팅 실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

 

STP 전략의 마지막은 가장 중요한 포지셔닝(Positioning)이다. 포지셔닝이란 시장세분화(S)를 통해 나눈 시장에서 선택한 표적고객(T)에게 기업의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경쟁사 대비 우월적 위치를 점유하게 하여 브랜드의 이용을 유도하는 전략적 과정이다. 즉, 시장을 거시적으로 세분화했다면 시장을 어떤 축으로 세분화했느냐에 따라 차별화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세분시장에서 자사와 경쟁사의 범주를 파악 하고 경쟁사와 관련된 자신의 목표 위치를 설정해야만 경쟁적 비교우위를 발견하고 핵심적인 이미지를 브랜드로 규명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확산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1. 인식의 싸움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포지셔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핵심적인 말을 남겼다. 

 

“진실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에 존재하는 인식이다. 포지셔닝 사고방식의 핵심은 인식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러한 인식을 재구성해 원하는 포지션을 창출하는 것이다.”

 

마케팅 전략에서 포지셔닝은 상품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고객의 마인드에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이다. 즉, 잠재고객의 마인드 속에 브랜드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으로서 반드시 뭔가 다르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 마인드에 들어 있는 내용을 조작하고 기존의 연결고리를 다시 엮어주는 행위이기도 하다.

 

과거와 달리 우리가 속한 환경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많은 기업이 수많은 제품을 쏟아내고 있으며 제각각 자신의 상품을 알리기 위해 엄청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일상은 이제 더 이상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브랜드의 노출 속에 파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림1 수많은 기업과 수많은 상품으로 인해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언제 어디서든 끊임없이 막대한 물량의 광고의 공격을 받고 있는 소비자는 매우 혼란스럽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각자 제품의 장점을 홍보하는 소란통에서 과연 어떤 브랜드를 기억하고, 좋아하고, 구매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소비자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자 하지 않고 스스로 마인드를 극도로 단순화시키게 됐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의 마인드 속 기억의 사다리 속에는 모든 브랜드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되고 만 것이다.

 

“그럼 이렇게 철옹성처럼 견고하게 단순화된 소비자의 마인드 속으로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고객의 마인드 속의 고지를 어떻게 점령해 마인드의 사다리에 나의 브랜드를 올려놓을 수 있을까?”

 

그러려면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원하는 것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이라는 실체에 집중해서는 안 되고 상대방의 인식에 집중하는 관점의 전환을 통해 소비자의 마인드, 즉 인식의 사다리에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인식의 싸움에서 승자가 돼야 할 것이다.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기억의 법칙과 인식의 법칙을 통해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보다 기억 속에 먼저 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며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라고 했다. 따라서 고객의 인식을 리스트럭쳐(Restructure)해 인식을 현실로 수용해서 마인드 속에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 방법중의 하나는 단순한 한마디(One Word)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 깊이 심어 놓는 일을 하는 건데 이는 알게 모르게 일종의 세뇌를 시키는 작업과도 같다. 극도로 단순화된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는 주절주절 많은 내용을 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네이버=지식검색’, ‘설화수=고급 한방화장품’과 같은 극도로 단순화한 메시지 하나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반복해야만 고객의 마인드 속에 자리를 잡을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마인드를 바로잡아 브랜드를 콕 집어 기억해 구매하도록 만드는 일이 바로 포지셔닝이다.

 

2. 최초가 되어라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 가장 쉽게 진입하는 방법은 최초가 되는 것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제일 첫 번째로 나오는 선도자의 법칙도 “더 좋은 것이 되는 것보 다는 맨 처음 것이 되는 게 낫다”고 했다.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디딘 사람은 암스트롱이다. 그러면 두 번째로 간 사람은?”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비행기로 횡단한 사람은 린드버그인데, 두 번째 사람은?”
“우리나라 첫 번째 대통령은 이승만인데, 두 번째 대통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 번째는 기억하지만 그 이후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고객의 기억을 지배하는 브랜드는 가장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맨 먼저 나온 브랜드이다. 하지만 누구나 최초가 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큰 연못 속의 작은 고기가 되는 것보다 작은 연못 속의 큰 고기가 되어야 한다. 미국의 첫 번째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기억하고 두 번째를 기억 못 하지만 16대 대통령인 링컨을 기억하는 이유도 그가 미국에서 노예를 해방시킨 첫 번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마인드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시장에서 첫 번째 주인공이 돼야 한다.

 

그러나 시장에 최초로 나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영역에서든 선도적 브랜드는 거의 대부분이 고객의 기억 속에 맨 처음 자리 잡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과거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동쪽으로 계속 가면 인도가 나올 것이라 믿고 동쪽으로 항해를 떠났다. 그러나 그는 엉뚱한 곳에 도착해 그곳을 인도라고 믿었지만 그곳은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 신대륙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콜럼버스는 인도의 향신료를 가져갈 수 없었고 대신에 황금을 착취하고 원주민들을 잔혹하게 잡아 인도인(인디언)이라 부르며 노예로 팔아 넘겼다. 당시 서양인들의 마인드 속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인디언이란 브랜드로 맨 처음에 자리 잡혔기 때문에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인디언이란 용어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그곳이 인도가 아니라 신대륙임을 발표했고 그 이름 없는 신대륙은 결국 그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 대륙이 됐다. 즉, 첫 번째 발견한 콜럼버스가 아닌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신대륙임을 대중의 마인드 속에 인식시켰기 때문에 그곳이 아메리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애경산업에서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했을 때 출시했던 여드름 화장품 에이솔루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엔 이미 동성제약의 AC케어 브랜드가 먼저 출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문제로 어떠한 홍보나 광고도 하지 못했던 AC케어는 소비자의 인식 속에 여드름 화장품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오히려 뒤에 나온 에이솔루션이 고객의 인식을 점유해 여드름 화장품의 1등 브랜드가 됐다.

 

그림2 기존 브랜드 제품을 제치고 여드름 화장품 1등 브랜드가 된 ‘에이 솔루션’

 

 

청량음료 하면 코카콜라, 스마트폰 하면 아이폰 등 1등 브랜드의 탄생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최초의 자양강장제인 박카스는 아직도 수많은 아류제품이 나왔어도 흔들림 없이 1등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는 다른 회사 브랜드인 알프스 등을 모두 박카스로 통칭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는 박카스의 최초라는 브랜드 힘 때문이다.

 

또 국내 최초의 한방 화장품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오랜 기간 국내에서 한방화장품 브랜드의 1등을 지키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의 ‘후’가 황후의 이미지와 함께 초고가정책으로 중국에서 성공을 해 설화수를 앞지르고 있는데 ‘후’는 설화수와 다른 초고가의 한방화장품으로 새로운 포지셔닝에 성공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그림3 자리가 몇 개 없는 고객의 마인드를 사로잡아야 한다

 

 

소비자의 기억 속에 최초로 자리 잡은 1등 브랜드는 생활 속에서 하나의 단어가 되어 대명사와 동사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화장지의 1등은 크리넥스 티슈이다. 최초의 화장지인 크리넥스는 이후에도 모든 화장지의 대명사가 되어 소비자들은 모든 화장지를 구매할 때 크리넥스 달라고 할 정도였다. 같은 사례로 스카치테이프도 있다. 스카치는 브랜드 네임이지만 사람들은 셀로판테이프를 부를 때 그냥 일반명사처럼 스카치테이프라고 부른다. 또 미국에선 인터넷 검색을 ‘구글하다(Googling)’, 복사하다를 ‘제록스(Xerox)하다’라고 실제 한 문장의 단어로 사용하고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세분시장에서 최초로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는 것이다.

 

3. Winner takes it all

 

포지셔닝의 핵심은 고객의 마인드를 점령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고객의 마인드에 있는 사다리의 칸 수는 3~7개 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즉, 고객의 마인드에는 적게는 3개의 브랜드가 확고하게 자리 잡으며 그 수가 7개를 넘기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들 한 산업 내에서 빅쓰리(Big 3)를 발견하게 된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는 수많은 업체가 난립했었으나 지금은 SK, KTF, LG의 3파전으로 정리됐고 백화점에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Big 3가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영환경은 Big 3에서 초우량 1등만이 살아남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결국 3위는 도태되고 1위에게 먹히거나 3위로서의 명목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 8번째인 ‘이원성의 법칙’에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은 두 마리의 말(馬)만이 달리는 경주가 된다”고 했다.

 

마케팅을 장기적으로 관찰해 보면 싸움은 대체로 두거인의 각축장으로 된다. 특히 성숙시장에서는 선두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1, 2위 간의 경쟁으로, 3위는 자리를 지키기도 힘들다. 과거 국내 가전 3사는 LG, 삼성, 대우였으나 대우는 사라지고 LG와 삼성의 양파전이 됐으며 국내 화장품 시장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두 회사가 시장을 장악하며 두 마리 말이 경주하는 싸움이나 다름없다.

 

스웨덴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아바(ABBA)의 노래 ‘Winner takes it all’처럼 21세기는 승자 독식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월등한 1위와 다소 부족한 2위의 기업이 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불안한 3위 기업이라면 한시 바삐 새롭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해 두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객들은 선도적 브랜드를 집중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변수와 기업의 전략에 의해 나타나는 일이지만 포지셔닝적으로 본다면 바로 고객의 마인드 속 사다리의 어느 위치에 자리 잡는가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1위가 아니라면 2위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 스스로를 2위로 인정하고 1위와는 다른 반대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은 콘셉트 개발에서 이야기했듯이 경쟁자를 봐야 독보적인 콘셉트가 나오는 원리와 같다. 7up은 Uncola 캠페인을 통해 콜라와 달리 카페인이 없는 탄산 음료로 포지셔닝해 성공했고 버거킹은 맥도널드의 균일한 품질과 맛이라는 것과는 정반대로 대응해 ‘Have it your ways(당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먹으세요)’라는 캠페인과 함께 맥도널드보다 더 크고 그릴에 직접 구워 건강에도 나쁘지 않은 ‘웰빙’으로 포지셔닝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1등에겐 1등만의 전략이 있듯이 2등에겐 2등만의 전략이 있으며 2등보다도 못한 후발주자(Follower)들에게도 또 그들만의 전략이 따로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1등의 전략을 보고 이를 무조건적으로 따라 한다면 분명 낭패를 당할 위험이 클 것이다.

 

4. 리더의 포지셔닝


일등 브랜드(Leader)는 후발주자(Follower)들과의 경쟁에서 지거나 자기 자신과의 경쟁에서 지는 두 가지 경우에 의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리더가 몰락을 하는 경우는 자신의 위치에서 적합 하지 않은 전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일등에서 무너져 내린 브랜드들의 경우는 스스로 너무 안주하거나 오만해 오판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코카콜라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펩시콜라를 따라 하다 큰 실패를 겪은 바가 있다. 코카콜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달콤한 펩시 맛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점차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해 무려 400만 달러를 투자해 20만 회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새로운 맛의 ‘뉴코크(New Coke)’를 개발했다. 이 테스트 결과, 사람들은 기존 코크보다 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펩시보다도 더 좋다고 했다.

 

그러나 뉴코크가 출시되자 많은 미국인들은 격렬히 반발했고 뉴코크는 50만 회의 컴플레인을 받으며 매우 저조한 매출실적을 기록해 결국 기존의 브랜드와 제조법을 다시 부활시켜 ‘코카콜라 클래식’을 출시하게 됐다. 이를 통해 코카콜라는 제품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대다수의 테스트는 눈이 가려짐과 동시에 코카콜라 브랜드도 감춰졌던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그들이 어떻게 브랜드에 대해 인식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소비자 리서치를 했다고 소비자의 관점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 방향이 진정 소비자의 관점을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산자의 관점을 억지로 소비자의 관점처럼 짜맞춘 것인지를 분명 구별해야 할 것이다.

 

코카콜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마케팅에서 시장의 리더는 고객의 마인드 속에 처음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며 그 다음엔 리더만이 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4 코카콜라의 사례처럼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1) 되풀이해 상기시키기


1위의 포지션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는 고유의 콘셉트를 유지하며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이다. ‘Just Do It-나이키’, ‘나는 소중하니까요(I’m worth it)-로레알’, ‘침대는 과학입니다-에이스침대’, ‘세계를 휩쓴 에어컨-휘센’ 등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One Word는 리더가 지켜야 하는 중요한 포지셔닝 전략이다.

 

(2) 모든 가능성에 대응하기


리더는 어떤 새로운 유망한 징조가 보일 때마다 재빨리 채택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자신의 최대 경쟁자가 될것 같았던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SNS의 승자가 됐으며 구글은 스마트폰의 표준이 된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온라인 검색 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1등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는 애플의 매킨토시에서 먼저 시작한 마우스를 클릭하는 방식인 GUI(Graphic User Interface) 운영체제를 도입한 것이며 닥터자르트도 동국제약의 마데카크림을 시카라는 이름으로 재빠르게 활용해 우리나라 시카 화장품 열풍의 주역이 됐다.

 

(3) 신속하게 반응하기


리더가 경쟁자의 움직임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한 리더의 위치는 바뀌지 않는다. 최초의 김치냉장고로서 시장의 선도자였던 위니아의 딤채는 대기업인 삼성과 LG가 후발주자로 진입했어도 약 10년간 1위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지만 결국 대기업의 물량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이처럼 신제품, 가격, 프로모션 등에서 월등한 우위를 차지하는 리더기업은 후발주자가 나타나기 전에 또는 나타났어도 빠르게 물량 공세로 대응해 후발주자를 이길 수가 있다.

 

(4) 멀티 브랜드로 대응하기


제품별 하나의 브랜드를 매치하는 Single Position 전략은 막대한 자금력이 있는 1위만이 할 수 있는 전략이다. P&G는 아이보리(비누), 타이드(세탁세제), 조이(주방세제), 헤드&숄더(샴푸), 크레스트(치약), 펨퍼스(기저귀) 등 제품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브랜드를 달리 하고 있으며 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에 따라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5) 광범위한 이름으로 대응하기


우리나라 삼성, LG, SK, 현대 등의 대기업처럼 광범 위하게 기업 이름(CI)을 브랜드 이름(BI)처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유명한 기업의 이름이라는 후광 효과(Halo Effect)는 신제품이나 신사업 등 다른 세부 분야를 소비자가 평가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 정착에 성공적일 수가 있다.

 

이는 브랜드 레버리지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즉, 브랜드 레버리지는 기존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이때 하나의 브랜드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집중된 브랜드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영역으로 브랜드를 확대 사용할 것인가는 브랜드 가치와 전략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성공한 리더 기업들은 CI 또는 일등 브랜드를 여러 산업분야에서 공동으로 사용해 새로운 분야에서도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5. 후발주자(Follower)의 포지셔닝


새로운 시장에 맨 먼저 진입하는 선도자가 확실한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도 리더는 시장을 달리는 가장 앞선 경주마로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무척 힘들기도 하다.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서 리더가 되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난 다. 다른 차별화로 무장해 리더의 시장 구석구석을 갉아 먹는 경쟁자들로부터 시장을 모두 방어하긴 쉽지 않다. 할 수 없이 한쪽 구석이라도 조금 내주어야 하지만 자칫 방심했다간 시장의 절반 이상을 빼앗길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후발주자들은 차별화된 콘셉트의 개발보다는 리더를 모방하며 더 값이 싸고 좋은 품질을 제공한다는 미명하에 품질향상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소비자는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하게 그 제품만을 구매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는 기본적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을 옮기게 되는데 인지도, 신뢰도 등 무엇 하나 리더에 비해 우월하지 못한 후발주자는 어떻게 리더 그룹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2001년 광동제약은 동아제약의 박카스와는 완전히 다른 ‘마시는 비타민C’라는 콘셉트로 비타500을 출시해 자양강장제 건강음료가 아닌 새로운 비타민 건강음료 시장을 열어 대성공을 했다. 치열한 경쟁의 화장품업계에서도 이런 후발주자들의 참신한 발상이 대성공을 이룬 사례가 많다. BB크림, 쿠션, 마스크팩, 시카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지금의 K-뷰티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후발주자들은 항상 리더와 다르게 뒤집어 생각하고 흐름에 역행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후발주자가 소비자의 마인드 속 가장 좋은 자리에 포지셔닝 되어 있는 리더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고슴도치의 가시 같은 자신만의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덩치가 커진 대기업의 사업구조 안에서 비교적 연약한 부분을 찾아 1등이라서 하지 못하는 다음과 같은 빈틈을 뚫고 침투해야만 한다.

 

(1) 크기의 빈틈


LG 노트북 PC 그램(Gram)은 1kg이 나가지 않는 가벼운 무게로 이동성이 중요한 노트북 PC시장에서 중량의 빈틈을 찾아 크게 성공했다. 반대로 소비자들에게 용량이 큰 화장품을 제공함으로써 크기의 빈틈을 찾아 성공한 사례도 볼 수 있다.

 

(2) 가격의 빈틈


샤넬과 에르메스는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초고가로 포지셔닝해 최고급 시장에 자리 잡았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후’는 고가의 황후 이미지를 형성해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성공했으며 애경산업의 케라시스 샴푸도 출시 당시 가장 비싼 가격으로 책정해 고급 이미지로 성공했다. 고가전략에는 반드시 기술, 품질, 디자인 등의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가 경쟁사보다 앞서야 한다. 그러나 금방 후발주자들이 따라오고 제품이 표준화되면 고가전략을 계속 유지하기 쉽지는 않다.

 

반대로 사우스웨스트 항공, 월마트(한국 이마트), 미샤 화장품, 샤오미 등은 남들과 다른 원가 경쟁력과 유통마진 축소를 통해 새로운 저가시장을 개척했다. 그들은 저품질의 싸구려 제품이 아니라 가성비가 좋으면서도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가격경쟁력의 빈틈을 파고들어 성공했다.

 

 그림5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제품, 서비스로 성공한 ‘미샤’

 

 

(3) 인구통계적 빈틈


성별(여성용, 남성용 화장품), 연령(어린이용, 30~40대용 화장품), 시간(새벽배송 마켓컬리) 등 인구통계적으로 시장을 세분화해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빈틈을 찾아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가 있다.

 

(4) 기술과 공장의 함정


빈틈의 오류 중 하나는 소비자 마인드가 아니라 기술이나 공장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조직력으로 효율성만을 생각해서 만드는 제품은 성공할 수가 없으며 연구소에서 위대한 기술혁신이 성취된다 해도 고객 마인드에서 받아들일 빈틈이 없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5) 모두에게 호소하는 함정

 

시장에서 작지만 구체적으로 고객을 타깃팅해야 한다. 설령 그 때문에 다른 고객을 잃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호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를 자문하지 말고 누가 우리 브랜드를 써서는 안 되는가를 자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포지셔닝’의 공저자인 잭 트라우트는 2008년 한국에 방문했을 때,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고객의 마음속은 전쟁터입니다. 이 전쟁터에서 차별 화하지 못하면 패배합니다. 그게 포지셔닝(Positioning)입니다. 제품이나 브랜드 아이디어가 ‘못’이라면 차별화 마케팅은 ‘망치’입니다. 못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의 마음에 망치로 밀어 넣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죠. 마음 속, 뇌리 속에 파고들려면 메시지를 날카롭게 갈아야 합니다. 날카로우려면 애매하거나 불필요한 것은 빼고 단순해야 합니다. 차별화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차별화하지 못하면 경쟁자에게 바로 밀려나는 시대입니다. 더욱 안타깝게도 한번 밀려나면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포지셔닝은 마케팅에서 누구나 아는 보편화된 말이 됐지만 중요한 건 그 쉬운 것을 누구나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너무도 당연하게도 고객 중심이 아닌 제품 위주, 기술 위주, 기업의 내부 환경 위주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면서 그런 사실조차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기업들은 고객 마인드 속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방황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기업은 스스로가 고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우치고 고객을 연구하기 위해 더욱 시간과 노력을 투자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고객 마인드를 점유하기 위한 포지셔닝의 시발점이다.

 

특히 좋은 제품만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마케팅을 단순히 광고나 판촉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전술적인 수단으로만 간주하는 회사들은 전형적인 기업중심의 사고방식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내부적인 문제로 스스로 안주하고 방심했다가 결국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졌다. 마케팅은 고객에서 시작해서 고객으로 끝난다. 따라서 그 시작점인 제품의 연구개발 초기단 계에서부터 고객의 마인드 속 인식의 싸움에 들어가려는 콘셉트부터 마케팅은 시작되어야 한다.

 

 

신윤창 AMH&B 전무

LG전자,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에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했다. 이후 세라젬H&B와 종근당건강의 중국법인장과 화장품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세라젬H&B에서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수료한 후 현재 대전대학교 대학원 뷰티건강관리학과 마케팅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신규 화장품회사 AM H&B에서 전무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 이야기', '인식의 싸움', '지금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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