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허재성 기자] 계속되는 중국 수출 감소세와 중국의 궈차오 문화 등으로 중국 수출을 향한 업계의 만리장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윤석렬 정부의 ‘탈중국’ 언급으로 국내 업계는 빠르게 다른 수출시장을 찾고 확장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탈중국’은 비단 국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실상 한국보다 더 탈중국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이다. 트레이드 네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소매유통업체, 영세기업 등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직격탄을 맞은 수많은 기업들이 저가 수입품 위주의 공급망 구조를 재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4월 한달 동안 기업 공급망 담당자 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20%는 지난 1년 사이 일부 제조기지를 인근 국가로 옮겼고 같은 기간 인근 국가의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업도 3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령 오미크론발 상하이 봉쇄조치로 두 달간 물류창고 접근이 금지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미국 럭셔리 향수와 화장품 업체 인터퍼퓸(Inter Parfums Inc.)은 그간 값싼 노동력 등 제조상의 이점 때문에 중국 등 해외에서 아웃소싱했던 공급망을 영구적으로 미국 국내로 돌리는 탈중국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장 마다(Jean Madar) 인터 퍼퓸 회장은 WSJ를 통해 “아무리 값이 싸더라도 가져올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며, “소비재 회사에는 공급망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공급망 국내 복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인터퍼퓸은 미국 내 판매용 제품 먼저 위탁생산을 중단하고 국내 생산으로 돌릴 예정이다. 인터퍼퓸은 2024년까지 모든 공정의 국내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리, 펌프 등 용기 관련 납품 계약은 상당 부분 미국 업체로 전환돼 미국 내 소싱 비중은 이미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완전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부품 생산이나 조립 등 여러 부분의 국내 공급을 확보해야 하는데 급변하는 공급망 환경에서 특정 품목에 전면적 투자를 하는 것이 어려운 공급업체도 많다는 점이 위험 요소다. WSJ은 중국 내 생산비용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점에서는 다시 중국 아웃소싱 전환을 결정하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인터퍼퓸을 비롯한 미국의 많은 업체들이 ‘탈중국’을 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 미국과 가까운 나라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외국 기업의 생산기지를 미국에 두도록 유도하는 온쇼어링(onshoring)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UBS가 미국 내 기업 최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중국 내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 중이거나 그럴 계획이 있음을 밝혔고 80%는 미국 귀환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 접경인 멕시코도 인기 있는 선택지로 거론됐다.
지난 5일에는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기업들의 '중국 탈출'과 '미국 귀환'이 지속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당국의 도시 봉쇄에 따른 공급망 혼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읽힌다.
특히 제네락홀딩스의 톰 페팃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을 떠올렸다면서 그럴 경우 공급망 혼란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국 이외에 다른 공급 루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중국시장. 특히 중국으느 국내 화장품 수출업계의 최대 시장이었던 만큼 세계 시장의 움직임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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