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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인증 브랜드 '이브비건' 매각 앞두고 프랑스 EVE와 한국 GSC간 갈등 '심화'

EVE "GSC 위법 행위로 파산 이르러", GSC "협력기업 유리하도록 입찰 부당 개입" 엇갈린 주장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프랑스의 비건 인증 전문 브랜드 이브비건(Eve Vegan)을 둘러싸고 본사인 EVE(EVE : EXPERTISE VEGANE EUROPE)와 전 한국 파트너사였던 글로벌표준인증원(GSC)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월 EVE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계기로 양사 간 갈등이 표면화됐고 최근 이브비건이 프랑스 현지에서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18일에는 EVE와 GSC 각각 입장문과 반박문을 언론에 발표하며 계약 해지, 파산과 법정관리, 브랜드 매각 등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공방을 주고 받았다.

 

EVE는 2014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비건프랑스협회(Vegan France Interpro)가 설립한 인증기관으로 창립자인 엘렌 모드레제프스키(Hélène Modrzejewski)가 현재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이브비건은 EVE가 운영하는 비건 인증 브랜드로 화장품, 식품, 섬유 등 분야에서 인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비건인증'이란 생산 공정에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성 제품과의 교차 오염이 없으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음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비건 제품을 쉽게 식별할 수 있게 한다. 최근에는 비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5,700억 원으로 10년 사이 4배 가량 증가했다.

 

비건 시장의 성장과 함께 EVE는 설립 이후 본사가 있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 북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지난 2019년 4월에는 GSC와 아시아 독점 파트너사 협약을 체결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국내에서만 600여 개 브랜드와 2,000여 개 제품이 이브비건 인증을 받았다.

 

그러다 올해 4월 EVE가 한국 파트너사인 GSC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GSC에 따르면, 양사 간 계약기간은 당초 2029년까지였으나 EVE는 올해 7월 1일부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아시아의 비건 인증 시장이 커지자 본사가 직접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이브비건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GSC와의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하고 한국 서비스 중단을 알렸다. EVE는 지난 6월 6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문에서 "당초 예정됐던 6월 30일까지의 계약기간을 앞당겨 4월 11일자로 GSC와의 계약을 해지했다"며, "GSC는 지난 2월부터 협업 종료에 대한 보복으로 수수료 지급을 거부하면서도 본사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업무를 계약하고 이에 대한 대금을 징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GSC의 수수료 미납으로 한국팀을 해산시켰으며 이에 따라 신규 신청 접수나 진행 중인 심의 건도 보류됐다"며, "문제가 되는 2024년 2월부터 5월까지 GSC가 발급한 인증서는 경위를 검토해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사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EVE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혼란은 더욱 커졌다. EVE는 최근 프랑스 공공투자은행(BPI France)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인증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다중 언어 시스템의 도입 등 혁신 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경영난을 겪으면서 결국 지난 5월 프랑스 법원의 관리 하에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법원과 채권자가 참여해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브랜드인 이브비건의 매각과 함께 회사의 유지 또는 매각 여부가 핵심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을 비롯해 몇몇 글로벌 투자 기업이 이브비건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논란 속에 지난 18일 EVE는 '이브비건이 직면한 위기'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언론에 발표했다. 엘렌 모드르제프스키(Hélène Modrzejewski) 대표는 입장문에서 "브랜드가 처한 위기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고객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입장을 밝힌다"며, "전 한국 파트너사인 GSC의 부정행위가 EVE의 예기지 않은 파산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EVE를 파산에 이르게 한 부정행위로는 GSC 대표의 채무 불이행, 부도덕한 비즈니스 행위, 개인적 모욕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GSC는 이브비건의 고객을 가로채고 지적재산권 도용, 상표 위조 등의 위법 행위를 했다"며, "파트너사로 있을 당시에는 비용을 10배로 과다 청구해 300만 유로 이상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EVE의 매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모드르제프스키 대표는 "GSC의 전재금 대표가 JS 사이언스(JS Science)라는 이름의 회사를 앞세워 이브비건 매각 공모에 차명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추후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오는 11월 말 이브비건의 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EVE의 대표로서 건전한 투자자를 찾아 서비스를 재개하고 회사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EVE의 입장문이 발표된 직후 GSC도 전재금 대표 명의의 반박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차명 입찰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전 대표는 "자신은 이브비건 입찰에 참여한 바 없으며 프랑스 법원에서 공정한 입찰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며, "다만, 향후 낙찰 기업과 제휴를 통해 협력한 의향을 갖고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GSC로 인해 본사가 파산에 이르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전 대표는 "모드로제프스키 대표는 현지에서 전 대표와 GSC를 '사악한 이방인', '부정적인 나쁜 회사' 등으로 지칭하며 인종차별적인 뉘앙스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며, "이는 우호적인 협력 관계에 있는 입찰 참여기업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드로제프스키 대표의 행위는 프랑스 현지 상법에 따라 중립을 지켜야 할 청산 대상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입찰에 개입해 공정을 저해하는 매우 위법한 행위이다"며, "또한 이는 명백한 거짓이며 악의적인 명예훼손 행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GSC가 이번 사태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전재금 대표는 "GSC는 EVE의 일방적이고 위법적인 계약 파기로 수억 원의 피해를 보았고 잔여 계약기간에 기대했던 매출도 사라졌다"며, "EVE는 중간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지급할 위기에 처하자 이를 피하고자 파산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브비건(Eve Vegan)을 놓고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전 세계 비건 인증 전문 브랜드 이브비건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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